국내 코스피 지수는 전날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도로 나흘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45거래일 만에 ‘팔자’로 돌아서면서 890억원을 매도했다. 기관도 1653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에 부담을 더했다.
밤 사이 뉴욕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73.01포인트(0.47%) 떨어진 1만5545.75를 기록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91포인트(0.28%) 하락한 3919.71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6.77포인트(0.38%) 내린 1756.54를 기록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양적완화 축소 시기가 내년 3월 이후로 연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후퇴하는 모습”이라며 “이로 인해 미국 증시는 사상최고치 경신행진을 마감하고 하락 반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증시에서 매수기조를 유지하던 외국인도 45거래일 만에 매도로 돌아선 가운데 코스피가 2030선으로 밀리며 마감했다”며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지난 8월말 이후 강력한 지지선 역할을 했던 20일선을 소폭 밑돌고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일단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박 연구원은 “수급측면에서도 국내 증시에서 매수기조를 유지하던 외국인이 45거래일 만에 다시 매도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환율 변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운수장비 업종에 매도세가 집중되고 있다”며 “10월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금액의 52%를 차지하고 있는 전기전자를 비롯한 여타 업종에 대해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꾸준하게 유입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아직 한국 증시 전반에 걸쳐 외국인의 매물압력이 높아지는 것으로 우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스트래터지스트도 “11월 중 코스피 지수는 이슈의 부족으로 인한 기간조정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낮은 변동성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시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이슈 부각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되고,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로 외국인의 주식 매수는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계 자금 유입은 다소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유동성 환경 및 위험 자산 선호도는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수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