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수출이 답이다] 동아제약·유한양행, 1조클럽 첫 주인공 "나요 나"

입력 2013-10-3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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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지주회사 전환으로 주춤… 유한 ‘만년 2위’ 설움 딛고 정상

국내 상위권 제약회사들이 매출 1조원 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약업계에서 ‘매출 1조 클럽’ 가입의 의미는 남다르다. 지난 1890년 부채표 활명수의 등장으로 출발해 120여년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제약산업이지만 현재 468개 제조기업의 평균 매출이 연 330억원일 정도로 다수의 중소 규모 기업이 좁은 국내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덩치를 키우지 않는 한 스스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기 어렵고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리베이트 약가연동제 및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과 일괄 약가 인하 등 정부당국의 규제 압박이 심화되고 있고 국내 내수시장이 정체돼 복제약(제네릭) 시장 포화에 따른 경쟁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각 제약업체는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글로벌 R&D를 통한 해외 진출 필요성이 점차 커지자 제약업계는 지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을 계기로 방만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의약분업 이후 보험 의약품 분야에 주력해 왔지만 일괄 약가 인하에 따른 손실보전과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일반의약품(OTC) 사업을 강화하고 건강기능식품, 기능성 화장품, 의료기기 분야에 대거 진출하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보험의약품 의존성을 탈피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출 확대를 통한 매출손실 보전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제약산업의 2012년 총 수출액은 1조3675억원으로 전년도 9302억원 대비 46.7% 증가했다.

특히 일본으로의 원료 수출을 늘리거나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법인의 매출 실적이 증가하는 제약사의 경우 약가 인하 등 보험의약품 정책 변화에 상대적으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매출 1조원 시대를 열 기업으로 어디가 거론되고 있을까.

동아제약은 올 1월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전문의약품 회사인 동아에스티(ST) 둘로 나누고 일반의약품 사업은 지주사 아래 비상장회사로 분리했다. 리스크가 크고 초기 단계인 혁신신약연구소와 바이오텍연구소를 지주회사에서 운영하고 사업화 단계인 개발 및 영업은 동아ST에서 수행하고 있다.

기존 매출 1위를 고수하던 동아제약이 지주회사로 전환함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한 유한양행이 4517억원으로 1위로 올라섰다. 녹십자(3417억원), 대웅제약(3213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박카스’로 잘 알려진 동아제약은 캄보디아를 비롯해 기타 시장에서 다양한 제품의 지속적 선전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 오고 있다.

동아ST의 올해 3분기 해외사업부 실적은 전년 동기(267억원) 대비 10.6% 증가한 2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73억원의 매출을 올린 ‘박카스’와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74억원)한 ‘그로트로핀’이 주요 제품이다.

또 일본 메이지사와 총 18억 엔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동아ST는 바이오시밀러 cGMP 공장을 인천 송도에 설립하고 한·일 및 세계 시장을 겨냥해 항체 바이오시밀러 3개 과제를 공동 개발 중이다.

박찬일 동아ST 사장은 “동남아 시장에서 박카스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고 중남미 국가에서 바이오 제품 매출이 확장되면서 해외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2014년 슈퍼항생제의 허가와 더불어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등 국내 임상 3상 완료에 따른 신제품 발매로 해외 매출 비중이 30%(3000억원)를 상회하면 2018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년 2위로 설움을 겪어야 했던 유한양행은 2분기 매출 2361억원을 기록해 누적 매출액 4517억원을 달성했다. ‘1조 매출’의 고지에 오르려면 분기별로 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해야만 가능하다.

유한양행은 수년간 다국적 제약사와 제휴를 맺고 ‘트라젠타(당뇨)’, ‘비리어드(B형간염)’, ‘트윈스타·미카르디스(고혈압)’ 등의 의약품을 도입·판매하고 있다. 이 중 트윈스타는 고혈압약 시장 1위 품목이 됐고 지난해 도입한 비리어드와 트라젠타는 각 질환치료제 부문 시장 2위 품목으로 성장했다. 특히 당뇨약 ‘휴물린’과 ‘트라젠타듀오’, 항응고제 ‘프라닥사’ 등이 하반기 돌풍을 몰고 올 신약으로 꼽힌다.

업계는 유한양행이 뛰어난 영업력을 바탕으로 다국적 제약사의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을 도입해 빠르게 성장, ‘연매출 1조’ 달성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상위 제약사들은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R&D 투자를 계속해서 증가시켜 왔고 그 투자가 조금씩 성과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라면서 “최근 국내용 신약이나 상업성이 부족한 신약이 아닌 과거와는 다른 개발 패턴을 보이고 있어 글로벌 신약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제약업계 1조 클럽이 탄생할지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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