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100세 시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권진봉 한국감정원장

입력 2013-10-3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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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는 인간의 오래된 염원 중의 하나다. 중국의 진시황이 신하들로 하여금 불로초를 구하게 했다는 얘기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오래 살기 위한 비결을 다룬 책들이 끊임없이 발간되고 있고 신문ㆍ방송에서도 장수하는 노인들이 많은 마을에 찾아가 그 비결을 보도하기도 한다.

중국의 덩샤오핑은 93세에 명을 다했는데, 한 번은 기자가 “장수하는 비결이 뭡니까”라고 물었더니 “나는 평생을 순리대로 살았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덩샤오핑은 평소 채식위주의 식단과 반주를 즐겼으며 카드 브릿지게임으로 두뇌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한다. 항상 낙관적인 사고로 자기관리를 한 것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은 의료기술의 발달과 다양한 건강보조식품의 보급 등으로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고 한다.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할 때는 바빠서 노후에 대한 대비를 걱정할 겨를이 없을 것이다. 주위에 나이 쉰을 갓 넘겨 회사에서 퇴직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젠 노후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수집한 정보를 종합해 보면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해 다섯 가지, 즉 건강(健), 배우자(妻), 재산(財), 친구(友), 취미(事)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선 건강하지 못하면 젊으나 늙으나 적극성을 잃게 되어 매사가 귀찮아지고 할 수 있는 일이 제한된다. 필자는 평소 ‘530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530운동은 일주일에 다섯 번, 하루 30분 이상 운동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땀이 흠뻑 젖을 정도로 걷거나 뛰는 유산소 운동이 좋다. 필자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집 앞에 있는 우면산에 오른다. 날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여행을 떠난다는 생각으로 등산을 하니 정신건강에도 크게 득이 된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다 잃는 것이다라는 말도 있듯이 노후를 위해 평소 건강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다.

둘째, 생을 마감할 때까지 곁에 있을 인생의 반려자가 필요하다. 젊었을 적엔 직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나이가 들면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게 된다. 그 긴 시간을 혼자 적적하게 보낸다고 생각해보라. 없던 우울증도 생기게 될 것이다. 노인들이 겪는 삼고(三孤) 중에 하나가 외로움이라고 한다. 두 손을 꼭 잡고 공원을 거니는 노부부의 얼굴이 행복해 보이지 않는가. ‘있을 때 잘 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젊었을 때 배우자에게 잘 해야 나이 들어 애물단지가 안 될 것이다.

셋째, 뭐니 뭐니 해도 머니가 있어야 기죽지 않고 살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면 고장 나는 데가 많아 병원에도 자주 가야하고 언제 닥칠지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노후자금이 있어야 한다. 퇴직금이나 연금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보험은 필수적으로 들 것을 권한다. 요즘 금융기관별로 많은 투자상품이 있으니 평소 관심을 갖고 재테크를 잘 해서 자식들에게 손 벌리는 일이 없어야겠다.

넷째, 어려울 때 힘이 되는 친구가 있어야 한다. 혹자는 절친 몇 명만 있으면 된다고 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사귀어 놓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주중에 술 한 잔 기울일 수 있고 주말에 등산할 때 말벗이라도 있어야 즐거움이 배가 되지 않을까. 여기서 인적 네트워크를 잘 형성하는 방법 하나를 소개한다면, 바로 각종 모임의 총무나 간사를 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주로 회계를 보거나 연락업무를 하게 되는데 모임의 멤버들과 자주 연락을 주고받게 되니까 자연스레 친분이 쌓이게 된다. 내 몸은 조금 피곤하지만 주위에 우군이 많이 생기게 되고 이것이 큰 재산이 된다.

끝으로, 나이 들어 할 수 있는 취미나 소일거리가 필요하다. 장수하는 분들의 공통점이 평소 부지런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다. 어딘가에 몰입하면 잡생각도 없어지고 시간도 잘 가게 된다. 평생 일할 수 있는 자격증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지금은 실천하고 있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나중에 봉사활동을 시작할까 생각 중이다. 몸을 움직여서 좋고 다른 이에게 보탬이 돼서 좋을 것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목적은 행복의 추구라고 한다. 적어도 위 다섯 가지만이라도 쌓아놓는 데 노력한다면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가 불행하다고 느껴질 때를 돌이켜 보면 남들과 비교를 하거나 내려놓지 못할 때가 대부분이다. 어떤 일이 닥치든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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