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징자’ 주상욱, 연기 변신에 사활 걸었다, 왜? [스타인터뷰]

입력 2013-10-30 16:51수정 2013-10-30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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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상욱이 2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만났다.(사진=노시훈 기자 nsh@)

“주상욱이 이번에 사활을 걸더라.”

이는 30일 개봉할 영화 ‘응징자’에서 배우 주상욱과 진한 호흡을 맞춘 양동근의 평이다. MBC ‘선덕여왕’에서 반듯한 비주얼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SBS ‘파라다이스 목장’ 등의 작품에서 맡은 든든한 실장님으로 주로 기억되던 주상욱이 최근 종영한 KBS 2TV ‘굿 닥터’에서는 카리스마 의사로 연기 변신을 꾀했다. 과연 사활을 건 주상욱이 스크린 속 어떤 캐릭터로 다가올까 궁금해하며 2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주상욱을 만났다.

“첫 캐스팅 섭외 당시, 당연히 내가 극 중에서 20년 후에도 잘 나가는 대기업 실장인 창식이 역할일 줄 알고 ‘내가 영화에서까지 실장님을 해야 되나’ 싶었다.”

주상욱의 필모그래피는 KBS 2TV 드라마 ‘그저 바라보다가’, SBS 드라마 ‘파라다이스 목장’ 등의 작품에서 주로 맡아온 귀공자로 채워져 있다. 그렇기에 오히려 주상욱은 영화에서만 가능한 강한 욕설과 폭력 연기를 선보이고 싶었다. 그는 이번 ‘응징자’에서 후회 없이 불태웠다.

“실장님 연기를 하면서 답답하게 느꼈던 감정을 준석에 빠져들면서 자유롭게 풀었다.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액션신이 아니었지만 잘 맞는 연기를 위해 리액션에 중점을 뒀다.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 맞기만 하다 끝났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다.”

▲배우 주상욱이 2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만났다.(사진=노시훈 기자 nsh@)

주상욱은 ‘응징자’에서 학교폭력의 피해자 준석으로 분해 20년 뒤 우연히 만난 가해자 창식(양동근)에게 응징이라는 이름으로 억눌렸던 분노를 표출한다. 극 중 거친 감정과 인물 갈등을 표현해야 했던 주상욱은 영화 촬영이 부담 없이 편안하고 즐거웠다고 말한다.

“사실 최근에는 연기하면서 스스로 많이 편해진 것 같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이제 연기에 여유가 좀 생긴다.”

이처럼 많이 내려놓았다는 주상욱이지만, 그는 8년 동안 3개월을 쉬었던 단 한 번을 제외하고 공백기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그의 타고난 승부욕은 지금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었다.

“‘응징자’에서만 사활을 건 것도 아니고, 원래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능에서도 그렇고 평소 좋아하는 골프를 칠 때도 마찬가지다. 도나 모가 되고 싶지. 걸은 싫다. 차라리 못 한다는 소리를 들어도 중간에 걸치는 건 딱 질색이다.”

욕심 많은 배우 주상욱은 대본 연습을 하며 상대 역의 연기도 해보고, 자신한테 들어왔던 모든 작품을 직접 다 본다. 또, 그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표현한 배우의 연기도 꼼꼼히 보며 배운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에 라이벌은 없다.

“예전 신인 때는 ‘내가 저 사람보다 앞서야 겠다’, ‘이 사람을 제치고 배역을 따야겠다’란 생각도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은 라이벌 생각 자체를 해 본 적 없다.”

최근 종영한 ‘굿 닥터’에서 철저한 원칙주의 의사 김도한으로 분한 주상욱은 카리스마 연기를 대중에 각인시키며 확실한 발돋움을 했다. ‘응징자’와 ‘굿 닥터’를 선택하기 전 그는 연기 생활을 성장시킬 캐릭터 고민도 많았을 터다.

“실장님의 표본을 연기했던 ‘파라다이스 목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실장님 연기는 내게 워낙 익숙한 것이다 보니 더욱 고민하고 또 다른 실장님을 계속해서 찾아야 되는 게 맞는데 그러기보단 지금 생각해보면 늘 해오던 연기로 편하게 해 성장하지 못했다. 만약에 지금 서윤호 역을 한다면 다르게 할 텐데.”

주상욱이 작품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캐릭터’다. 그다음에 보는 것은 ‘실장님이냐 아니냐’였다. 주상욱은 최근 작품인 ‘응징자’나 ‘굿 닥터’의 연기 연구를 하면서 비슷한 영화와 드라마들을 살펴봤다. 하지만 주상욱은 현장에서 참고 하지 않고, 참고 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주상욱은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하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배우 주상욱이 2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이투데이와 만났다.(사진=노시훈 기자 nsh@)

최근 주상욱의 지인들은 그에게 당분간 쉬면서 한 단계 성장할 재충전의 시간을 갖도록 채근한다. 그러나 주상욱은 “작품을 많이 하고 쉬지 않고 일하는 건 굉장히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식을 줄 모르는 열정에 불타오르는 그의 차기작이 궁금해진다. MBC ‘선덕여왕’에서 가야의 왕자 월야로 극 중반 등장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그는 이어 사극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사극의 촬영 작업은 굉장히 고생스럽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면 사극은 참 매력적이다. MBC 드라마 ‘주몽’을 한 회도 빼놓지 않고 본방송 사수했었다. 사실 어차피 내용은 역사의 사실대로 주몽이 왕이 되는 내용이지만, 그 과정들이 너무 재밌다. 결과를 알면서도 ‘어떻게 그려낼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보면 흥미롭더라. 퓨전 사극을 꼭 해보고 싶다.”

사극에 대한 열정뿐만 아니라 로맨틱 코미디물에 대한 관심도 드러낸 주상욱은 “유쾌한 내 성격을 담아 여주인공과 사랑을 펼쳐나가는 로맨스의 주인공으로 서고 싶다”고 말했다. 의욕적인 주상욱에게 인생이라는 그래프에서의 현재의 단계가 어디 인지를 물었다.

“연기는 오래 할 건데, 연기를 계속 할 건데.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하면 지난 15년간 한 일이 뭐가 돼버릴까. 뭔가 좀 발판은 마련한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목표에 다다른 게 아니라, 그 목표에 갈 수 있는 다리를 놨다고 해야 되나. 롤모델은 없다. ‘저 선생님처럼 어떻게 돼야지’라는 생각까지 하기엔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 아닐까. 너무 먼 미래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1년 단위로 구상한다. 2013년에 계획했던 것은 이뤘으니, 다음 작품에 적합한 캐릭터를 맡아 최선을 다하고 싶다.”

작품을 통해 만나는 연기자, 스태프들은 자신과 무조건 다 친하다고 보면 된다고 자부한 그와의 인터뷰에선 열정과 유쾌함이 배어나왔다. 그는 연기 잘하는 배우와 마주할 때의 호흡을 최상으로 치며 양동근과 투톱으로 내세워진 ‘응징자’를 기대케 했다.

“아직도 기억난다. 인천의 한 아파트 밑에서 계속 한참 기다리고 있다가 이제 올라오면 된다고 해서 올라갔다. 공부하면서 저쪽을 바라보는 시선. 딱 한 컷. 수고했어. 이게 다였다. 방송 촬영 현장에 첫 방문에 생소하고 신기하고 낯선 것은 당연한데 이를 느낄 새도 없이 금방 끝나버려 대기한 기억밖에 안 난다. 계속 기다렸던 그 기억밖에 없고….”

그의 말대로라면 ‘연기는 불안한데 분위기는 써먹을 만한’ 반항아 연기로 연예계에 발을 디딘 주상욱은 1년 동안 군대에 가기 전까지 무수히 많은 단역과 조연을 거쳤다. 그는 첫 데뷔작에서의 촬영 경험을 유쾌하게 풀어냈지만, 지금의 발판에 서 있기까지 그를 도전하게 한 것은 연기에 대한 열의와 타고난 승부욕이었다. 아직도 보여주지 못한 자신의 모습이 많아 더욱 흡수해 표현하고 싶어하는 주상욱이 선보일 꾸준한 연기 변신과 다음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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