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즉각 사퇴...리보조작 벌금으로 2번째로 큰 규모
네덜란드은행 라보뱅크가 리보(Libor, 런던은행간금리) 조작사건 혐의로 10억 달러(약 1조500억원)의 벌금을 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 보도했다.
FT는 라보뱅크가 리보조작으로 미국을 비롯해 영국과 네덜란드 당국에 10억 달러의 벌금을 내는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라보뱅크의 벌금규모는 미국ㆍ영국 금융당국ㆍ네덜란드 중앙은행 등과 합의로 최종 확정된다.
라보뱅크는 30명의 직원들이 리보조작에 연루됐으며 피에트 뮐란드 최고경영자(CEO)는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라보뱅크의 벌금 규모는 지금까지 리보조작 사건으로 은행들에 부과된 벌금으로는 2번째로 큰 규모다.
지금까지 이번 사건으로 은행 3곳과 중개회사 1곳에 벌금이 부과됐다. 이 가운데 UBS는 15억 달러의 벌금을 냈다.
영국 중개회사 ICAP는 지난주 5500만 달러를 냈으며 바클레이스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는 지난해 각각 2억9000만 달러와 3억9000만 달러의 벌금을 냈다.
이 사건에 관여하고 있는 변호사들은 라보뱅크의 벌금 규모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알려지자 아직 벌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다른 은행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변호사는 “이 소식이 벌금규모가 커진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어 (은행들 사이에) 상당한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합의에는 라보뱅크 런던지사의 엔화 파생상품팀 전직 트레이더인 폴 롭슨의 미국 내 범법행위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롭슨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취 공모 혐의로 영국 경찰에 의해 기소된 UBS의 전직 트레이더 톰 헤이스의 공소장에 공모자로 지목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보뱅크는 앞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벌금형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상반기 이익에 이를 미리 반영했으며 지난 주에는 이사회 이사를 포함해 거의 전 직원에 대한 보너스도 없앴다.
금융당국과 이 은행 간 벌금합의는 셧다운(부분 영업정지) 영향으로 미국 금융당국에 인력이 부족해 당초 예상한 것보다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