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여시간 시내서 가두행진…경찰과 충돌 없이 5시 자진 해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야권 지지자 5000여명이 정치범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현지 언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께부터 모스크바 시내 중심의 푸쉬킨 광장에 집결하기 시작해 3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시내 환상도로를 따라 사하로프 광장 쪽으로 가두행진을 벌였다.
야권 운동단체 ‘솔리다르노스티(연대)’를 비롯해 자유주의 성향 정당 ‘공화당-국민의 자유’와 자유주의 우파 정당 ‘야블로코’, 좌파 정치 운동 단체 ‘좌파전선’ 등 다양한 성향의 정당과 정치·사회단체 소속원들이 이번 시위에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지난해 5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3기 집권 반대 시위를 벌이다 체포된 야권 인사들과 역시 푸틴 집권 반대 공연을 펼친 죄로 복역 중인 여성 록 그룹 ‘푸시 라이엇’ 멤버와 전(前) 석유재벌 미하일 호도르콥스키 등의 사진을 들고 행진하며 이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3000여명의 경찰과 내무군 병력이 이날 시위 현장 주변에 배치됐으며 경찰은 테러 등의 사고에 대비해 시위 장소 입구에 약 40대의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고 참가자들이 이곳을 통과하도록 했다.
시위대는 경찰과 별다른 충돌없이 오후 5시께 자진 해산했다.
야권이 이날 시위에서 석방을 요구한 대표적 정치범은 지난해 푸틴 3기 집권 반대 가두 시위 과정에서 체포돼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 야권 인사들이다.
러시아 야권은 푸틴 대통령의 취임식 전날인 지난해 5월 6일 크렘린궁 인근 ‘볼로트나야 광장’에서 대규모 가두시위를 벌였다. 당시 2만여명의 시위대는 크렘린 방향으로 가두행진을 계속하려 했으나 경찰이 이를 저지하면서 양측간에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양측의 출돌로 수십명이 부상하고 400여명이 연행됐다. 경찰은 야권의 폭력 시위가 사전 계획에 따라 이뤄졌다며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 약 20명이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 이 중 12명이 재판에 회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