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공사조차 마무리안돼… 추가비용협상도 난항
‘제1호’ 수력발전 수출사업이자 4000만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이 지원된 한국수력원자력의 네팔 차멜리야 수력발전사업이 최근 좌초 위기를 겪는 등 ‘계륵’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와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당초 2011년 12월 완공 예정이었던 한수원의 네팔 차멜리야 수력발전소 건설 공사가 아직 토목공사조차 마무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수원이 참여하는 기전공사도 지연되면서 약 1년10개월 동안 시간만 허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이 2009년 수주한 네팔 차멜리야 수력발전사업은 약 4000만달러의 수출입은행 EDCF자금이 차관형태로 지원돼 추진되고 있는 프로젝트다. 우리나라 첫 수력발전소 수출이자 EDCF 자금이 지원된 최초의 해외수력플랜트 사업이다.
시작은 화려했지만 중국업체가 참여한 토목공사가 지연되면서 이 사업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공사가 지연되자 한수원 측은 네팔 측이 요구한 채권(Bond) 만기 연장을 허락하며 인건비, 자재 보관비 등 추가비용으로 산정한 1000만달러를 요청했다. 하지만 네팔 측이 터무니없는 금액을 제시하면서 협상은 무려 20개월이나 이어졌다.
사업 자체가 좌초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한수원 측이 추가비용협상의 난항으로 네팔의 만기 연장을 거절하자 네팔 전력청에서 공사지급보증인 본드콜(Bond call)을 해왔던 것. 이럴 경우 한수원은 약 100억원의 위약금 지불은 물론 사업 자체도 철수해야 한다. 또 수출입은행의 EDCF자금이 지원된 ‘첫 실패작’이란 상징적인 의미도 부여될 수 있어 한수원과 수출입은행 입장에선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진화에 나선 한수원은 지난 23일 네팔과 협상을 가까스로 마무리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추가비용 부분에서 여전히 이견이 있었지만 감수하고 가기로 했다.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손해보는 사업’이라는 뒷말이 한수원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여러 여건상 한수원이 포기할 수도 없는 사업이다. 2009년 수주 당시 제1호 해외수력사업으로 크게 부각됐던 사업이 4년여 만에 계륵 신세가 된 이유다.
함께 사업에 참여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한수원의 해외사업 추진에 대한 미숙함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발전사들이 해외사업 추진시 각종 검토 및 추진부서를 두고 있는 것에 반해 한수원은 수력사업팀 1개 부서에서 모든 업무를 검토·추진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사업 추진 4년 동안 수력사업팀은 한수원 내부 감사를 한 차례도 받은 적이 없을 정도로 사각지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공기업에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감사를 받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즉각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