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양승조(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은 ‘일본 원전사고 이후 연도별 일본산 가공·원료식품 업체별 수입현황’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은 전면 금지됐지만 일본산 가공식품의 수입은 오히려 늘어났다.
원전사고 후 일본에서 수입된 과자와 두부, 기름(유지), 밀가루, 조미료 등은 2011년 4만4253톤에서 2012년 5만5024톤으로 24.3% 늘었다. 올해 8월 현재는 5만1792톤으로 이미 지난해 수준에 근접했다.
특히 지난 3년간 원전사고 장소와 인접해 수산물의 수입이 전면 금지된 후쿠시마 등 8개현에서 수입된 가공·원료 식품은 8912톤에 달했다.
업체별 수입현황으로는 지난 3년간 롯데가 가장 많은 4만9314톤의 일본산 가공·원료식품을 수입했다. 코스트코리아와 한국네슬레는 각각 2069톤, 1592톤으로 뒤를 이었다.
수산물 수입이 금지된 8개현의 수입량을 살펴보면 한국네슬레가 1479톤의 가공·원료식품을 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네슬레는 인터턴트커피, 기타 코코아 가공품, 혼합제제 등을 주로 수입했다.
이어 코스트코코리아, 롯데가 각각 8개현에서 545톤, 282톤의 가공·원료식품을 수입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과일·채소음료와 소스류 등을 수입했고 롯데는 롯데제과, 롯데삼강, 파스퇴르, 롯데아사히주류 등 여러 계열사에서 양조간장, 차, 복합조미식품, 식품첨가물, 주류 등을 들여왔다.
이 밖에 호텔에 식자재를 납품하는 한국관광용품센타는 국수, 양조간장, 식초, 수산물가공품, 된장, 과일ㆍ채소 가공품 등 총 185톤을 수입했고 그 중 8개현에서 53톤을 수입했다.
해태제과식품은 곡류가공품, 착향료, 혼합제제, 코코아매스 등 494톤(8개현 45톤)을 수입했으며 △일화 51톤(41톤) △동아오츠카 750톤(36톤) △아워홈 37톤(29톤)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양승조 의원은 “방사능 우려가 매우 높은 8개현의 가공·원료식품까지 수입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식약처는 가공·원료식품에 대해 원산지를 정확하게 공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민주당 남윤인순 의원 역시 후쿠시마현의 쌀은 수입을 금지하면서도 쌀로 만든 청주(사케)의 수입은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원전사고 이후 올해 8월까지 후쿠시마산 청주(사케)의 수입이 2만3454㎏(126건)에 달했다고 우려했다.
식약처가 0.5베크렐(Bq/Kg)미만의 경우 ‘적합’으로 판정해 국내에 유통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때문에 미량의 방사능 가공식품이 유통될 수 있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남윤인순 의원은 “일본정부의 방사능 안전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일본산 수입식품의 안전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 후쿠시마와 인근 현의 수산물과 수산물가공품 뿐 아니라 모든 식품에 대해서 수입을 중단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일본산 가공ㆍ원료 식품의 수입량이 연도별로 변동이 크기 때문에 원전사고 후 일본산 수입이 되레 늘었다고만은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일본산 수입식품 현황 통계 중 2011년도 4만4253톤은 원전사고 후 3월19일부터 12월말까지의 집계이고 2011년 전체로 보면 6만3189톤이라는 설명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는 일본산 모든 식품에 대해서는 매 수입마다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일본산 수산물 및 식품에서 세슘이 미량이라도 검출되면 스트론튬 및 플루토늄 등 기타 핵종에 대한 추가 검사증명서를 요구해 사실상 방사능에 조금이라도 오염된 일본산 식품은 국내로 유입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