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퍼, 일자리 찾아 해외로 해외로

입력 2013-10-2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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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붐’ 중국으로 일자리 찾아 출국…태국ㆍ필리핀 등 프로골프대회 참가도

전남 영암군에 사는 프로골퍼 권기홍(33)씨는 얼마 전 중국 난징의 한 골프장을 답사했다. 중국에서 새 둥지를 틀기 위해서다.

권씨는 올해 초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골프장에서 중국 부호들을 상대로 레슨을 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제법 괜찮은 조건에 귀가 솔깃해진 권씨는 고민 끝에 중국으로의 이민을 결정했다. 권씨는 현재 중국어학원을 다니며 이민 준비에 한창이다.

권씨와 같이 해외로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프로골퍼들이 많다. 프로골퍼는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일자리가 넘쳐났다. 레슨 신청도 많아서 굳이 스타플레이어가 아니라도 큰돈을 만질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장기 불황으로 프로골퍼들의 설 자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프로골퍼 유응열(59)씨는 “한국프로골프투어 시드를 갖고 있어도 출전 대회, 스폰서가 많지 않다. 일부 선수를 제외하면 생활이 어렵다. 선수 생활을 접고 레슨을 해도 문제다. 프로골퍼는 크게 늘었지만, 레슨을 받으려는 사람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며 프로골퍼가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날 수밖에 없는 배경을 설명했다.

국내 프로골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국가는 중국이다, 골프 붐을 타고 신설 골프장 등 일자리가 크게 늘었기 때문. 대부분 골프장 소속 티칭프로로 중국 부호들을 상대로 레슨을 진행한다. 월수입은 고정되지 않지만 4만5000위안(약 800만원) 정도의 고소득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시아의 프로골프투어에 참가하는 사람도 많다. 중국과 태국, 필리핀 등으로 이 역시 중국프로골프(CPGA)투어가 가장 인기다. 근거리라 항공료와 이동시간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CPGA투어 시드를 획득한 한국선수는 총 28명(남18여10)으로 4일간의 Q스쿨(순위전)을 거쳐 40위 이내에 들면 풀시드가 주어진다.

대부분 국내에서 시드 획득에 실패했거나 경기 경험을 쌓기 위해 국내 2부 투어와 병행해 출전하는 사람이다. 우승상금은 1만 위안(180만원) 정도로 교통비와 체류비를 감안하면 우승해도 적자다.

골프아카데미를 통해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도 있다. 골프학교 시설을 활용해 학생과 일반인들에게 레슨하는 방법이다. 특히 중국어가 능숙한 한국인 프로골퍼는 인기다. 레슨은 물론 한국인 모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겨울철 전지훈련이나 해외골프투어 여행객을 유치, 수익 창출 폭이 넓어진다.

이같이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는 새 일자리를 찾아 나선 한국 골퍼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의 새 일자리가 성공 보증수표는 아니다.

최수영 쵸이스골프클럽 대표는 “태국과 필리핀 골프장에는 한국인 프로골퍼들이 많다. 그러나 해외골프 수요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 현지 체류 프로골퍼들의 시름이 크다”며 “한국인 모객에 의존하는 것보다 현지인 공략을 위한 연구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장기적 관점의 성공비결”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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