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원, "'굿닥터' 시청자와 함께 만든 작품…베스트커플상 욕심나~"

입력 2013-10-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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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방인권 기자(bink7119@)

“‘굿 닥터’는 시청자들과 함께 작품을 만든 것 같아 의미가 남다르다. 소재가 민감하기에 작품을 좋아해주신 분들은 이미 마음을 열고 봐주셨을 것이다. 그래서 다양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로맨스를 그릴 수 있었던 것도 시청자의 몫이었다.”

배우 문채원이 겉은 차가워 보여도 마음은 따뜻한 여의사로 완벽 변신에 성공했다. 문채원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작품을 마친 소감과 촬영 에피소드를 전했다. 문채원은 지난 8일 종영한 KBS 월화드라마 ‘굿 닥터(극본 박재범, 연출 기민수, 김진우)’에서 소아외과 펠로우 2년차 차윤서 역을 맡아 털털한 매력으로 환자들을 따뜻하게 보듬어가는 여의사로 열연을 펼쳤다.

“변신을 하겠다는 마음은 없었지만, 의사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 정치적이거나 남성적 냄새가 강하기보다 ‘종합병원’같은 옛날 느낌의 드라마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찰나에 ‘굿 닥터’를 만났다. 서번트 신드롬(자폐증이나 지적장애를 지닌 이들이 특정분야에서 천재적 재능을 보이는 현상)이라는 특별한 소재가 마음에 들었다. 이미 성장해버린 의사들의 이야기보다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사진=방인권 기자(bink7119@)

배우들이 의학드라마를 어렵고 힘들다고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어려운 의학용어를 완벽히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굿닥터’는 아이들의 이야기와 자폐증 앓는 의사의 성장담을 그린 탓일까. 기존의 빈틈없고 차가운 의사의 모습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환자를 돌보는 좋은 의사들의 모습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소아외과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인지 흉부외과에 비해 의학용어가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작품을 하면서 조금 더 에너지를 둔 것은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순수함이었다. 털털하고 꾸밀 줄 모르는 윤서에게 사람 냄새나고 약간 귀여운(?)부분을 넣고 싶었다.”

문채원은 이번작품에서 술 취해서 욕을 하기도 하고, 사랑에 빠지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 또 남자에게 먼저 다가가 자신의 마음도 고백하고, 의사로서 환자를 수술하다 테이블 데스를 겪기도 했다.

“‘시베리안 허스키’ ‘18층에 사는…’ 등 말장난이 섞인 욕을 처음 봤다. 혹시나 시청자분들이 매끄럽지 않게 볼까 걱정했는데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극 중 저와 싸우는 아저씨는 PD분이었다. 현장 스태프들이 그 역할에 욕심을 내기도 했다. 박시온(주원)에게 고백하는 신을 촬영할 때 리허설만 2시간 정도 했다. 윤서가 시온이에게 ‘나도 너한테 기대고 싶다’라고 고백하는 부분이었는데 떠오르는 그림이 없었다. 제가 생각하는 고백 신을 떠올리며 연습하기도 하고 다른 선후배 연기자 분들이 연기자료도 찾아봤지만 쉽지 않았다. 사람들이 윤서의 사랑을 동정이나 연민으로 봐주는 것은 싫었다. 남자와 여자로서 공감을 사고 싶은 욕심에 리허설에 많이 하게 됐다.

▲사진=방인권 기자(bink7119@)

문채원의 연기에 대한 노력과 열정 덕분이었을까. 그의 걱정과 달리 자폐증을 앍고 있는 의사와 달달한 로맨스는 시청자들의 충분한 공감을 샀다. 실제 문채원은 주원과 연기호흡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주원이 느낀 문채원의 첫인상도 궁금했다.

“주원이 차가워 보인다고 했다. 지난해 KBS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를 하면서 송중기 씨가 같은 이야기를 해서 신경을 썼는데 제가 그런 인상이 있나보다. 데뷔 초에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저 스스로 많이 긴장돼 있었고,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법도 몰랐다. 주원 씨는 정말 성실하고 진지하게 임한다. 사실 모든 친구들이 연기할 때 잘 하고 싶지만 태도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다.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성실하게 임하는 진지함을 가진 친구들과 연기하게 돼서 감사하다. 서로 그런 부분들이 잘 맞아 편하게 작업했다.”

‘굿 닥터’의 인기가 드높았던 만큼 연말에 있을 시상식에 대한 관심도 벌써 뜨겁다. 특히 문채원은 2011년 ‘공주의 남자’로 KBS 연기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고, 2012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로 연이어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았다.

“상 욕심은 없다. 시상식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진 적은 없다. 단 그런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싶다. 베스트 커플상은 욕심난다. 베스트커플상이 주는 특유의 느낌이 있다. 배우들이 서로 호흡하며 같이 작업한 것에 대한 즐거움이나 보람을 느끼게 하는 특별한 상이라 주시면 너무 감사하다. 의미가 있는 상인 것 같다.”

▲사진=방인권 기자(bink7119@)

문채원은 이번작품을 하면서 끊임없이 자신에게 ‘나는 좋은 배우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모든 배우가 좋은 배우가 되고 싶고 그것을 목표로 일을 해 나가지만, 언제쯤 스스로에게 ‘나 좋은 배우다’라고 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그는 무엇보다 ‘굿 닥터’를 하면서 배우가 가져야하는 태도와 행동에 대해 많은 것을 느꼈다.

“‘나는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 그냥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 마음이 아프고 속상하고, 불만스럽다. 이 작품을 통해 모든 사람이 자신의 직업군에서 좋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 좋은 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나도 연기를 하면서 최근 몇 년간 그런 순간들이 많았다. 일을 순수하게 즐기기보다 욕심을 부리고 작품의 완성도에 집착했다. 이제는 즐기려고 한다. 열심히 할 것이다.”

시청자들에게 힐링닥터 역할을 한 문채원은 당분간 자신을 힐링 하고자 한다. 약 5~6개월 동안 밤낮 가리지 않고 현장에서 열심히 뛴 그에게 가장 큰 선물은 휴식이 아닐까.

“여행을 가려고 한다. 부모님과 한 번가고, 홀로 여행도 떠나려고 생각하고 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문화도 보고 싶다. 저한테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

▲사진=방인권 기자(bink7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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