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없는 남편, 거동 불편한 아내… 서로를 향한 ‘헌신적 사랑’ 감동

입력 2013-10-18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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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장애인 채찬병씨 장한배우자상 수상

▲ 17일 열린 '2013 전국중증장애인배우자초청대회'에서 '장한배우자상'을 수상한 채찬병 씨와 그의 아내 전순복 씨.

“나보다 몸이 더 불편하지만 손수 나의 머리를 감겨주는 천사 같은 아내. 고맙고 사랑합니다.”

자신의 장애에도 불구하고 뇌병변 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지체장애인 채찬병(49)씨의 헌신적인 사랑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채씨는 17일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한 ‘2013 전국중증장애인 배우자초청대회’에서 ‘장한배우자상(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에 따르면 채씨는 젊은 시절 프레스기에 손이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 바로 수술을 받았지만 두 손과 한 팔을 잃었고 1급 지체장애인이 됐다. 모든 것이 원망스러웠지만 지금의 아내를 만나 행복을 되찾았다.

첫눈에 반한 아내와 결혼까지 골인한 그는 운전면허 취득에 도전했다. 걷지 못하는 아내에게 세상 구경을 시켜주고 싶다는 일념 하나 때문이었다.

그의 도전에 주변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지만 아내를 생각하며 자동차 핸들을 돌리고 또 돌리며 면허 취득에 성공했다.

토끼 같은 세 아이도 얻었다. 손이 없는 아빠, 걷지 못하는 엄마가 세 아이를 키우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 주지도, 함께 놀아주지도 못했다. 부모로서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에 아이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삼킨 적도 많다.

아내와 함께한 지 어느덧 20여년. 아이들은 성장해 아빠의 손을 대신해 머리를 감겨주고 엄마의 다리를 대신에 마트에 간다.

채씨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세상에 대한 원망을 키우기보다 아내를 위해 헌신하며 살아왔다”면서 “아내와 함께하는 순간 순간이 행복하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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