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진 여행작가
보통 3km 아스팔트 길을 걷는 것은 생각보다 더 지루하다. 하지만 동화역에서 간현국민관광지로 향하는 길은 결코 지루하지 않다. 기차가 더이상 다니지 않는 철로를 짧게 나마 걸어볼 수 있고, 황금빛 출렁이는 논길도 지나간다. 깨끗하게 조성된 자전거길은 강 풍경을 따라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다양한 풍경을 살피며 걷다보면 어느새 간현국민관광지 앞에 다다른다.
간현국민관광지 안에는 24 곳의 식당 겸 민박집이 밀집되어 있다. 횡성의 태기산에서 시작하여 남한강까지 이어지는 섬강이 관광지 중심에 흐르고 있다. 총 세 구역의 야영장에는 화장실과 샤워장이 마련되어 있고, 15동 이상의 텐트가 들어설 만큼 자리도 넉넉하다. 물놀이는 물론 각종 편의시설도 잘 조성되어 있으니 많은 이들이 모이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하지만 성수기가 지난 가을이야말로 간현국민관광지의 진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계절이다. 아찔한 기암괴석 사이사이 색색이 옷을 갈아 입기 시작한 작은 금강산인 소금산과 해질녁 더욱 반짝이는 섬강의 풍경, 거기에 선선한 바람까지.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가을 만의 여유로운 절경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소금산의 등반은 특히나 매력적이다. 절벽에 가까운 암릉 구간을 등산로로 만들기 위해 설치된 404계단을 따라 오르면 금새 정상에 도달한다.
마지막 구간의 계단은 뒤도 돌아다 볼 수 없을 만큼 아찔하다. 오르는 길 반대쪽으로 하산하다보면 이 지역의 근대역사가 깃들어 있는 솔개미둥지터와 보리고개밭두렁터도 지나온다.
쉬엄쉬엄 걸어도 2시간 반이면 완주를 할 수 있고 쉼없이 걸으면 한 시간 반이면 등산로 시작점에 도착한다. 정상을 기준으로 양 쪽 등산로가 서로 다른 풍광과 난이도를 보여준다. 짧다면 짧은 등산 시간동안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하룻밤의 야영을 지내고 동화역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섬강으로 흐르는 삼산천 길을 따라 걷는 것이 좋다.
섬강 자전거길보다 거리도 짧고 천따라 조성되어 있는 데크도 나무로 우거져 있어 걷기에 편하다. 사람의 발소리따라 날개를 푸덕거리는 여러 종류의 조류를 보는 즐거움도 있다. 아직 완공은 되지 않았지만, 습지생태공원의 광활한 풍경도 두 눈에 시원함을 선사한다. 또 그렇게 걷다보면 동화역에 도착한다. 이제 기차에 몸을 맞기고 편안히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
배낭에 잠자리를 위한 장비를 챙기고, 자동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떠나는 길, 자연 속에 머물고 그 사이를 걷는 것은 다소 힘든 여정일지도 모른다. 정말 필요한 것들이 아닌 몇가지의 물건들은 그대로 무거운 짐이 되어 두 어깨를 짓누르기도 한다. 하룻밤 잠을 청할 자리를 잡고 나면 사용하지 않은 것들을 다시 짊어지고 돌아가야 하는 길이 무섭기까지 하다.
그래도 자연과 함께 내 힘으로 머무는 그 시간이 무척이나 소중하다. 그것은 말할 수 없는 뿌듯함이고 표현할 수 없는 안락함이다. 산과 강, 하늘의 구름과 바람까지 어느것 하나 불필요한 것 없는 자연. 그 속에 머무는 동안 내 삶 속 필요와 불필요의 불분명한 경계를 헤매이는 소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여행이라는 길에서 삶이라는 길까지.
[여행정보]
간현국민관광지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소금산길 26(구:간현리 1056-5) / 033)737-4765
입장료 무료
주차비 경차800원 승용차2,000원 대형4,000원(/1일) 식당 이용시 두 시간 무료
야영지 정보
바닥상태 노지
데크 무
화장실 및 샤워장 유
민박/식당/슈퍼 유
대중교통 이용법
청량리역~동화역
기차 1544-7788
약 1시간~1시간10분 소요
7:10 9:10 12:10 15:10 19:10 20:13
동화역~간현국민관광지
버스 문의 033)761-0845
10분 내외 소요
텐트 외 숙박
간현국민관광지 내 24곳 슈퍼 겸 민박/펜션
트레킹
소금산 - 정상343m 연장 3.5km 약 2시간 소요
섬강, 삼산천 - 동화역~간현국민관광지 약 3.5km 약 2시간 소요
대중교통 캠핑 TIP
필요한 것'만' 챙기는 융통성
그곳 그 맛
만낭포 감자떡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간현리 396 / 033)731-9953 / www.mannangp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