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 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내놓은 필승 전략은 유럽파였다. 11명의 선발 출전선수들 중 골키퍼 정성룡을 제외한 10명의 필드 플레이어 중 국내파는 단 1명이었고 나머지 9명 중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총 6명이었다. 특히 원톱 지동원을 비롯해 이선의 김보경-구자철-이청용 등 4명의 공격자원들은 모두 유럽파였다.
결과적으로 경기는 0-2 패배였고 무득점에 그쳤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2실점도 아쉽고 무득점에 그친 것도 아쉽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격수들은 경기 중 전방위적인 압박을 시도하며 브라질의 공격을 일찌감치 차단해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뿐만 아니라 선수들 역시 당황하게 만들었다. 일본을 4-0, 호주를 6-0 그리고 중국을 8-0으로 압도한 브라질이었지만 한국을 상대로는 뚜렷한 색깔을 나타내지 못했다.
한국이 전후반 통틀어 23개의 반칙을 범했고 이 중 약 절반을 네이마르에게 범했다. 거친 반칙을 남발했다는 비판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 물론 동업자 정신을 망각한 고의적인 반칙까지 옹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축구는 필연적으로 몸싸움이 따른다. 한국이 동남아 축구 약체들과 경기할 때 반칙을 많이 당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이 상대할 팀들은 기본적으로 전력이 앞서는 팀들이다. 때문에 유럽파 공격수들이 세계적인 팀을 상대로 적극적인 수비와 압박을 함께 보여준 것은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다.
새롭게 가세한 기성용 역시 한국영과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아 무난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홍 감독 역시 “준비할 시간이 적었음에도 기성용-한국영 조합은 무난했다”고 평했다. 4백 라인 역시 비교적 안정적이었다고 덧붙였다.
15일 말리와의 평가전은 브라질 전과는 다르다. 홍 감독 역시 “말리 전은 공격 조합 찾기에 주력할 것”이라는 뜻을 나타냈다. 브라질 전을 통해 선수 전원의 전방위적인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을 시험했고 부분적인 성공을 거둔 한국이 말리 전을 통해서는 원활한 득점력까지 보여줄 수 있을 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