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전화금융사기] 낚이면, 털린다

입력 2013-10-0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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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청첩장•경찰서 출석요구 등 올 상반기 피해 접수 16만 건 넘어 작년보다 73배 급증

“고객님, 해피 해피 저축은행입니다.”

KBS ‘개그콘서트’ 황해 코너의 한 장면이다. 한때 많은 피해를 야기했던 ‘보이스 피싱’을 개그 소재로 만들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어눌한 말투로 보이스 피싱을 저지르는 범죄는 최근 크게 줄어들었다. 반면 스마트폰을 해킹하거나 인터넷을 통한 정보 가로채기 등으로 인한 범죄 발생은 매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사이버경찰청에 접수된 피해 신고 건수는 이미 16만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2000여건보다 73배나 증가했고, 피해금액도 32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피해 원인인 악성코드 유포 역시 크게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 V3를 통해 집계된 모바일 악성코드는 67만여건으로, 지난해 1년간 접수된 26만여건보다 2.5배 증가했다.

최근에는 결혼식 청첩장, 돌잔치 초대장 등 지인 휴대폰 번호로 문자와 함께 인터넷 접속 링크가 전달, 의심없이 링크를 클릭했다가 피해를 보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자신의 지인 이름으로 문자가 오는 탓에 고위 공무원과 경찰, 대기업 임원까지도 피싱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또 해킹된 이들의 스마트폰은 주소록에 있는 지인들에게 피싱 문자를 발송, 또 다른 피해자를 발생시키는 등 자신도 모르게 숙주 역할을 한다. 게다가 PC를 통해 평소 방문하던 은행 사이트에 접속하더라도 정상사이트와 똑같이 구성된 ‘파밍’사이트에 자동 연결돼 금융사기 피해를 입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미래부는 이를 막기 위해 경찰청, 대검찰청 등 주요 정부기관을 비롯한 200여개 금융사 사이트에서 파밍 알리미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부는 스미싱 피해 예방을 위해 6대 안전 수칙을 발표했다. 먼저 △각 통신사 고객센터나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소액결제를 원칙적으로 차단하거나 결제금액을 제한해 놓는다. △스마트폰 백신프로그램을 설치해 악성코드 설치를 차단한다. △확인되지 않은 애플리케이션(앱)이 설치되지 않도록 스마트폰 내에서 설치 제한 설정을 한다. △쿠폰, 상품권, 조회, 공짜 등의 문구로 된 문자가 스마트폰에 원천적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스팸 단어로 등록한다. △공인된 오픈마켓만을 사용한다. △유료게임을 공짜로 즐기기 위해 인터넷 등에서 apk 파일을 다운받거나, 스마트폰에 저장하지 않는다 등 6대 원칙만 지켜도 어느 정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미래부 박재문 정보화전략국장은 “최근 급증하는 스미싱과 같은 변형된 신종 사이버 사기 수법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내에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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