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비금융 지배구조로 재편되나

입력 2013-10-0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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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 지분·일부 영업자산 매각 성공시 가능성

동양그룹 주력 계열사 5곳이 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하면서 향후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를 분리하는 그룹 지배구조 변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법원이 법정관리를 개시할 경우 그룹 유동성 문제의 핵심에 있는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는 동양증권 지분 매각작업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동양그룹의 유동성 문제는 최초로 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한 동양레저와 동양, 동양인터내셔널에 집중돼 있다. 이후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는 문제가 되고 있는 회사채와 기업어음 발행이 적은 상태다.

이에 따라 재계 일각에서는 동양증권 지분 매각과 동양이 추진하고 있는 일부 영업자산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금융계열사만 제외한 지배구조를 유지하면서 재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동양증권 지분 매각은 금융계열사 부분만 떼어내고 기존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비금융 계열사 지배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이다.

현재 동양증권의 최대주주는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으로 각각 13%와 17%를 보유하고 있다. 동양증권은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동양과 티와이머니대부의 지분을 각각 25%와 10%를 보유하고 있다. 동양의 최대주주는 동양레저로 동양파이낸셜대부의 지분을 떼어내더라도 지배력 유지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티와이머니대부의 지배력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동양인터내셔널은 법정관리 개시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자가 매출보다 많은 상태이며 그룹 지배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 청산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동양인터내셔널은 현재 동양시멘트 지분 19.1%와 동양레저 10.0%, 동양증권 19%를 갖고 있다. 청산을 통해 동양시멘트 지분 부분이 사라진다고 해도 동양이 동양시멘트 지분 62%를 보유하고 있어 지배력에 문제가 없다. 하지만 동양레저의 청산이 결정될 경우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동양의 최대주주를 변경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룹 전체를 해체하는 수순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동양레저의 법정관리 여부가 그룹 전체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동양은 자체적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 영업자산 매각을 추진해온 만큼 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동양의 올 8월 말 현재 해소해야 하는 기업어음 규모는 6265억원 수준이다. 법정관리 개시 신청 이후 매각을 추진 중인 영업자산은 동양매직과 섬유부문, 레미콘 공장, 동양파워 지분 등이다. 법정관리가 진행되면 양호한 실적 창출이 가능한 동양매직과 동양파워 매각 대신 다른 영업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현재현 회장은 최근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문제가 되고 있는 전체 기업어음은 그룹 일부 우량자산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규모”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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