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민의 세종만평]윤진숙 장관의 돌직구

입력 2013-10-0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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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일본 정부의 방사능 오염수 유출과 관련해 ‘비도덕적 애들’이라며 돌직구를 날려 화제가 되고 있다.

윤 장관은 30일 해양수산부 기자단과 가진 오찬간담회 자리에서 “일본 정부가 방사능 오염수 유출과 관련한 정보를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전혀 통보하지 않은 채 올림픽 유치에만 얽매여 일본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평소와 다르게 윤 장관이 격한 표현을 써가며 일본 정부의 행태를 강하게 비난한 것은 물과 해양환경에 특히 관심이 많은데다 일본의 비도덕적인 행위로 우리 국민과 어민들의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윤 장관은 지난달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취할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외교부의 어정쩡한 태도에 대해서도 돌직구를 날렸다. 당시 방사능 괴담이 돌면서 일본 수산물을 비롯해 국내 수산물도 국민의 불신이 깊어지면서 어민들이 피해가 커 서둘러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하지만 식약처는 과학적 증거가 없어 못하고 외교부는 외교 갈등 여부를 점검하느라 시간이 걸리는 상황에서 윤 장관이 어민들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고 한다.

윤 장관의 이 같은 말이 보도되자 식약처가 해양수산부에 강하게 문제 제기를 했다고 한다. 일본 방사능 검사와 수입산 수산물을 담당하는 주무부처가 식약처여서 윤 장관의 발언에 내심 심기가 불편했던 모양이다.

그동안 식약처는 방사능 물질 기준치 이하로 검출된 일본 수산물을 매일 섭취해도 안전하다고 주장해 국민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과학적 기준에서는 안전할지 모르지만 의학적 기준에서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방사능 괴담을 부풀린 주범이 오히려 식약처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 건강과 식품 안전을 책임져야 할 주무부처로서 일본 정부의 주장인 과학적 기준만을 강조한 것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컸다.

주부들 사이에서는 일본 아이돌 그룹 토키오의 리더 야마구치 타츠야가 방사능 내부 피폭당한 것이 큰 화제로 돌고 있다. 야마구치 타츠야는 후쿠시마산 농산물의 방사능이 정부 허용치 이하여서 안전하다는 것을 강조하고자 1년 동안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섭취했지만 결국 내부 피폭됐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이 사건이 있은 후 주부들은 방사능 기준치 이하 수산물은 먹어도 안전하다는 식약처의 말에 전혀 동의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방사능 괴담만 더 부풀려져 결국 우리 수산물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물론 식약처의 과학적 기준이 맞을 수 있지만 전혀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주장만 펼치다 소비자들이 우리 수산물까지 먹지 않게 됐다.

최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초·중·고 학교 급식에 사용된 일본산 수산물이 4327kg 이른다는 발표가 있은 뒤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번 사건으로 방사능 괴담을 잠재우고 우리 어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려 했던 해수부의 노력이 한순간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커졌다.

정권 초 식약처는 구제역 사태와 같이 정책부처가 검사를 같이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정책 부처와 식품 안전 검사는 분리해야 한다고 강한 목소리를 내 덩치를 키웠다. 하지만 국민의 건강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본연의 뜻이 주위를 보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일만 매진하는 식약처 공무원의 의로움에 망각되는 것은 아닌지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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