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국민대타협위’ 설치키로… 증세논의 급물살

입력 2013-09-27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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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높아져도 예산 모자라… ‘국민에게 공 넘긴 출구전략’ 평가도

증세 논의가 다시 한 번 달아오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6일 축소된 복지공약에 대해 사과하고 ‘국민대타협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히면서다.

향후 국민대타협위가 구성되면 우선 기초연금 강화 등 복지정책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지만 그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증세논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박 대통령은 “대선 때 공약했던 국민대타협위를 만들어서 국민 의견을 수렴해 해나가겠다”며 “정부는 모든 것을 투명하게 국민께 알리고 조세의 수준과 복지 수준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통해 국민이 원하는 최선의 조합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증세에 대한 직접 언급이 없었음에도 ‘조세수준’을 얘기한 건 증세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의 이날 국무회의 발언 배경에도 ‘증세 없이 복지공약을 100% 이행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전제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성장률만으로 복지세수를 감당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박 대통령에게도 이런 뜻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선공약집에는 “자신(국민 개인)을 포함한 공동의 부담 확대에 기초한 복지사회 구현 논의를 시대적 사명인 국민대통합의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국민대타협위’에서 실효성 있는 합의를 도출한다”고 기재돼있다. 증세를 포함한 모든 논의가 해당된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활동을 종료하면서 ‘올해 중으로 조세개혁추진위와 국민대타협위 논의를 거쳐 합리적 세부담 수준을 결정키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각에선 ‘국민적 합의기구’라는 명분을 만듦으로써 사실상 복지공약에 대한 ‘출구전략’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미 공약했던 국민대타협위가 지금에 와서 출구전략이라고 말하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향후 위원회가 발족하면 기초적인 공약에 대한 의견을 먼저 수렴하게 되고, 증세 논의는 그 후에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인수위에 참여했던 새누리당 고위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임기 중 반드시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밝힌 건 사실상 증세를 하겠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해석했다.

다만 국민적 합의를 이유로 공약을 파기하려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국민대타협위가 구성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구성을 하더라도 누가 참여할 것인지, 어느 범위까지 논의할 것인지, 또 얼마만큼의 권한을 줄 것인지를 두고 다시 논란이 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관계자는 “당장 대타협위를 꾸리겠다는 뜻은 아닐 것”이라며 “일단은 상황을 지켜보고 향후에 야당과 시민사회단체 등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수준의 위원회를 만들어 뒷말이 나오지 않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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