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회사 세크론에 승소 이어 고려반도체 채권가압류 받아내
반도체 후공정 업체 한미반도체가 최근 경쟁사와의 잇단 소송전에서 승소하며 주목받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장비 자회사(지분 93.1%) 세크론과의 특허 소송에서 승소한데 이어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고려반도체와 진행중인 가처분 소송에서도 잇다라 승기를 잡고 있다. 고려반도체는 주로 삼성전자에 반도체 후공정 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전일 공시 내용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고려반도체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채권가압류 신청에서 법원으로부터 인용 결정을 받았다. 법원은 “삼성전자가 고려반도체에 지급해야 할 채권 51억원에 대해 가압류 결정한다”고 밝혔다. 가압류 금액은 고려반도체 자기자본 대비 21.5%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미반도체는 지난해 10월 고려반도체를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에서도 법원의 인용 결정을 받았다. 서울고등법원은 고려반도체의 레이저 드릴링 장비 등 4개 장비의 일부 모델에 대해 생산·판매 등을 금지해달라는 한미반도체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한미반도체는 앞서 고려반도체를 상대로 지난 2011년 50억원 규모의 영업비밀 침해금지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한미반도체 직원 일부가 지난 2009년 고려반도체로 이직한 뒤 레이저 드릴링 장비 등에 대한 핵심 기술을 유출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법원의 본안 판결이 늦어짐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가처분소송전에서 한미반도체가 잇다라 승기를 잡고 있는 셈.
한편 한미반도체와 소송중인 고려반도체 관계자는 “이번에 공시된 채권가압류 결정에 대해서는 이미 법원에 이의신청을 해놓은 상황”이라며 “가처분소송 결과는 본안 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모두 무효가 돼므로 현재 대형 로펌을 선임해 본안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