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이상없고 가격 30~50% 저렴, 이마트 ‘보조개사과’완판 행진
불황에 ‘흠집 상품’이 귀하신 몸이 됐다. 사용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지만 가격은 기존보다 30~50%가량 저렴해 ‘알뜰 소비족’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파크백화점은 29일 ‘스크래치 기타 상품전’을 열고, 외관에 약간의 흠이 있는 기타를 정상가 대비 30% 이상 싸게 판매한다.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할 때 제조 공정상의 문제로 흠집이 생겼지만 품질에는 문제가 없는 제품이다.
아이파크백화점 관계자는 “정상 제품일 경우 30만원 상당의 기타를 미미한 스크래치로 인해 20만원에 내놓았는데 한 달 동안 50대 이상 팔려 나갈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마트는 올해부터 외견상 흠이 있는 귤, 포도, 수입 과일의 기획 판매전을 열어 정상가보다 20~35%가량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가 판매하는 ‘보조개 사과’는 껍질이 약간 파여 있지만 당도는 12브릭스 이상으로 일반 사과와 같다. 40~50%가량 싸게 내놓은 덕에 판매할 때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마트는 또 ‘매일 한 컵 마시는 과일’이라는 상품 기획을 통해 흠이 생긴 국산 과일을 할인 판매한다. 과일별 할인율은 △감귤 1kg 7980원 △포도 1.2kg/팩 5980원 △토마토 kg/팩 9900원 등 정상 제품 대비 35~53%가량 싸다.
오랫동안 팔리지 않는 제품도 일종의 ‘흠’이 생긴 것으로 보고 할인 코너인 ‘파격가 처분 매장’을 통해 싼값에 판매하고 있다. 완구, 접시, 인테리어용품 등 유행을 타지 않는 제품 중 재고 기간이 긴 상품은 최대 60%까지 판매가격을 인하했다. 제품별로 기존 2만5000원짜리 유아용 샴푸를 9900원, 7만9000원이던 등산화는 10% 이상 할인한 6만9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어린이 완구류는 대부분 30~50% 할인된 가격에 팔고 있다.
이 외에도 가공식품 매장에 ‘알뜰 상품 코너’를 신설해 같은 가격에 용량을 늘리거나 할인해 주는 상품들만 모아서 판매 중이다.
이마트 이종훈 프로모션팀장은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가격이 저렴한 상품으로만 몰리는 경향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어 파격가 매장이나 알뜰 매장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잠실점은 이달 27일 포장 훼손 정도에 따라 30%, 50%, 70% 각각 할인된 가격의 제품을 선보였다. 제품별로는 우진 절수 샤워헤드 6650원(30%↓), 신송 순쌀로 빚은 고추장(2kg) 4450원(50%↓), 헬로키티 카페 변기 커버 5520원(70%↓) 등에 판매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잠실점에서는 식품, 가정생활 등 각 섹션마다 재고 처분 매대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픈마켓 옥션은 전시 상품이나 배송 중 약간의 흠집이 생긴 정상 제품을 파격 할인해 주고 있다. 식탁, 침대, 콘솔세트 등 혼수용 가구는 물론 책상, 책장, 협탁 등 소형 가구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대표적 상품인 ‘데코마인가구 고급 식탁 세트’는 바둑판 모양의 독특한 식탁베이스와 대리석 상판의 조화가 고급스러움을 자아낸다. 이 식탁 세트는 46%가량 할인된 26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유로칸 책상’은 다리가 모두 원목으로 제작돼 튼튼하고 견고하다. 자연스러운 오크 원목 무늬가 살아 있어 북유럽풍의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옥션은 전시 상품에 한해 약 60% 할인된 19만원대에 판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흠집 상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불황으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라며 “업체들도 달라진 소비 패턴에 따라 관련 상품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흠집 상품은 중고가 아닌 새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맞춤형 제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