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한국을 처음 찾은 뮤지컬 ‘애비뉴 Q’에서 구직중직 청년 백수 프린스턴 역을 맡은 니콜라스 던컨이라고 합니다. 한국에 와서 공연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어요.
긴 연습의 시간을 거쳐 지금은 인형과 하나(?)가 됐지만, 배역을 맡기까지 어려움도 있었어요. 제가 이 배역을 맡은 것은 오디션을 통해서였는데요. 3차까지 진행됐기에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1차 오디션은 자유곡으로 진행됐어요. 2차 오디션은 공연에서 나오는 곡이었고요. 3차에선 익숙하지 않은 퍼펫(인형)을 손에 끼고 실제 극을 연기했습니다.
우리 공연의 넘버(곡)들이 다소 민망할 수 있는 단어가 많이 사용됐고 거기에 퍼펫까지 다뤄야 했어요. 오디션 때 모든 것들을 소화하긴 버거운 감이 있었지만, 무사히 통과해 기뻤습니다.
간혹 제가 성인 뮤지컬을 하는 것을 보고 주변에서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해하시던데요. 한번은 공연을 보러 부모님이 오셨어요. 평소에 욕조차도 하지 않던 저였기에 저의 공연이 두 분에게 굉장한 충격이었나 봐요. 놀란 모습을 감추지 못하시더라고요.
‘애비뉴 Q’는 흔히 접하기 힘든 인형극이라 낯설어 하는 분도 꽤 있어요. 사실 저희도 금방 적응되지 않더군요. 가령 상대 배역과 대사를 주고받을 때 어디를 봐야 할지 혼란스러웠던 적도 있어요. 하지만 연습이 진행될수록 극에 빠져들더군요. 나중에는 상대역을 맡은 배우는 까맣게 잊고 퍼펫만이 보였어요. 참 신기하더라고요.
인형극이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이 묻는 것 중에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도 있는데요. 저는 주저없이 인형을 보라고 해요. 공연이 시작된 후 5분 정도 지나고 극에 집중하면 자연스레 인형만 보이게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어요. 우리 공연을 보러올 때는 마음을 활짝 열고 오면 즐길 수 있다는 거예요. 민망할 거라는 생각과 인형극이 낯설다는 생각을 떨치고 공연에 집중하면 정말 재밌는 공연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