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바젤Ⅲ 적용 앞두고 시중銀 5곳 하반기 1조5000억 발행 예정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후순위채 발행과 만기도래 후순위채 상환을 통해 자본 늘리기에 돌입했다. 오는 12월부터 후순위채가 자본으로 인정받으려면 ‘조건부자본’ 요건을 갖춰야 하는 탓에 자본 조달에 차질이 예상될 뿐 아니라 조달비용도 다소 상승하기 때문이다.
바젤Ⅲ는 총자본비율을 8% 이상만 충족하면 됐던 기존 바젤Ⅱ의 최소자본규제 기준에 보통주 자본비율 4.5% 이상, 기본자본(Tier1)비율 6% 이상의 항목을 더한 것으로, 후순위채처럼 순수 자기자본으로 보기 어려운 자본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보통주같이 위기시 직접 손실을 흡수할 수 있는 성격의 자본을 많이 확보토록 했다.
이에 따라 기존 바젤Ⅱ에서는 후순위채가 보완자본으로 인정됐지만 바젤III에서는 파산시 상각되거나 보통주로 전환되는 조건부자본 규제를 충족하는 후순위채만 보완자본으로 간주된다.
은행권은 올해도 대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 시중은행 5곳(KB국민·우리·신한·하나·NH농협)의 올 하반기 후순위채 발행 예정액은 약 1조5000억원이다. 상반기 발행액 9500억원을 더하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해 2조5000억원 수준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게 된다.
은행이 이렇게 자본 확충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올 들어 BIS비율이 하락세로 전환하는 등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여신 부실이 늘면서 올 2분기 국내은행의 BIS비율은 13.88%로 1분기(14.0%)보다 0.12%포인트 하락했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 담당자는 “향후 경기침체 지속에 따른 기업구조조정과 가계부실 가능성이 크고 이는 결국 은행권 자산부실로 이어진다”며 “올 12월 바젤Ⅲ 적용 이전에 후순위채 차환과 함께 신규 발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