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처럼 소담스럽게 피어나이슬처럼 영롱한 눈망울로언덕 사이 골짜기 사이 나풀나풀어머니 심부름 동생들 찬거리 찾아 나비처럼 산과 들을 수놓던 소녀들저마다 소박하게 저마다 어여쁘게푸른 하늘 너른 들판 벗 삼아단꿈 꾸고 단잠 자며 오색 날개 펼쳐 훨훨 날아오르는 비단결 같은 나날을 그리던 소녀들휘몰아치는 시대의 모진 바람 맞아 별처럼 반짝이던 여린 날개 군홧발로 짓밟혀 조각조각 찢어지고 남은 거라곤 너덜너덜 빛바랜 맘과 멍뿐인 여인들빗발치는 소나기 끝 모르는 장맛비에날갯짓 한번 못해보고 곤두박질친 나비처럼한 걸음 한 걸음 피 맺힌 발자국 눈물로 채우며 살아온 여인들부디 이제는 아픈 기억일랑 다 잊고하늘하늘 자유롭게 걷는 듯 나는 듯 소녀처럼 나비처럼 사소서
◇며칠 전 위안부 할머님들을 위한 100만인 나비달기 운동에 참여하고자 나비 배지를 구매했습니다. 그 생각이 나 위안부 할머님들에게 바치는 시 한 편을 써봤습니다. 더 이상 아픈 역사에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양이 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