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가 일부 경기지표가 나아지고 있음에도 우리 경제가 여전히 부진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6일 ‘경제동향 8월호’에서 “생산자제품출하의 증가폭이 소폭 확대되고 경기선행지수도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하는 등 일부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6월 생산자제품출하는 석유정제와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 소폭 개선되면서 전달 보다 1.1% 증가했다. 또 미래의 경기상황을 알려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며 100.4를 기록했다. 그러나 광공업생산이 지난달보다 0.4%의 낮은 증가율을 보이는 등 전반적으로 생산은 부진한 모습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5.6%로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늘어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여기에 취업자가 30만명 내외 수준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소비자심리도 올해 들어 개선돼 향후 내수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국내외 금융시장도 7월 이후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하지만 이처럼 최근 일부 지표들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경제는 전반적으로 회복세가 더디다는 진단이다. KDI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여전히 부진한 수준에 머물러 있고 수출도 낮은 증가세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경기회복세는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6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달보다 0.9% 증가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0.8%의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설비투자지수는 7.8% 줄어 전월(-11.9%)보다 감소폭이 축소됐음에도 아직도 부진한 수준이라고 봤다.
7월 수출은 지난달 -1.0% 감소에서 2.6% 증가세로 전환됐다. 다만 이는 기저효과에 기인한 바 크다는 분석이다. 무역수지도 수출액은 줄고 수입액이 늘어 흑자폭이 지난달(59억 9000만달러)보다 크게 축소된 27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KDI는 또 3분기 국내총생산 속보치가 당초 예상보다 높은 전분기 대비 1.1%를 기록한 것은 정부소비가 상당 부분 기여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투자와 소비 등 민간 부문은 여전히 회복세가 미흡해 추세적인 경기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한편, KDI가 국내경제전망 전문가 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우리 경제는 올해 2.6%, 내년에는 3.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분기 전망치인 2.7%보다 0.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들은 올 하반기 3.3% 성장을 기록한 후 내년에는 내수와 수출이 모두 개선되며 3% 중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3%대 초반에서 유지되는 가운데 취업자 수는 올해 30만명 내외 증가세를 지속한 후 내년에는 증가 폭이 소폭 확대될 것이라 내다봤다. 소비자물가는 하반기부터 완만하게 상승해 연간 1.5% 상승률을 기록하고 내년에는 실물경기 개선 및 일부 정책효과 소멸로 2%대 중반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