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세이] 이제 후배들에게 돌려줄 때- 장영기 러시앤캐시 베스피드 지원팀 과장

입력 2013-08-06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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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랫동안 배구 선수로 살아왔다. 26년간 배구를 했고 현대캐피탈에서만 10년을 뛰었다.

정들었던 코트를 지난 시즌 떠났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즌 초반 맹장 수술까지 했다. 더 이상 선수 생활을 하기는 힘들었다.

현재 나는 러시앤캐시 베스피드 배구팀 지원팀에서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은퇴 후 두 갈림길에 서 있었다. 코치직 제의와 구단 프런트로 일하자는 제의였다. 프런트를 선택한 것은 특별한 뜻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선수 시절 항상 받기만 했기에 이제는 후배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이 일을 시작했다. 현대캐피탈에서 뛸 당시 선수 출신 김성우 과장(현 사무국장)이 프런트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환상이나 동경이 생겼던 것도 사실이다.

선수로서 바라보던 지원 업무는 직접 경험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선수 시절 프런트의 역할을 잘 알지 못했지만 실제로 경험하면서 느끼는 점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업무량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신생팀이다 보니 모든 것을 처음부터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 구단보다 더 일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부분이 내 손을 거쳐 하나씩 만들어져 가는 것을 보면서 선수 때와는 또 다른 보람을 느낀다. 선수단 물품 및 훈련 지원, 스케줄 관리 등은 물론 외국인 선수 자료 조사나 선수 드래프트 등도 준비해야 한다. 선수 출신으로 현장과 구단 간의 원활한 가교 역할을 하는 것도 중요한 업무다.

구단 업무를 하면서 느끼는 점은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선수만 경험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프런트 역시 경험이 중요하다. 어떤 것을 준비하고, 어떤 지원을 해야 하는지 사전에 알아서 차질 없이 갖춰야 하며, 이는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부분들이다.

지원팀 업무를 맡고 있지만 미래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지금 소중한 경험을 쌓고 있다. 언젠가 코치로 현장에 복귀하겠다는 생각도 없지 않다. 선수로서의 생활은 끝났지만 선수 이후의 삶은 이제 막 시작했고 새로운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 어느 한 분야를 한정 짓지 않고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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