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 與野 지도부 예방 ‘온도차’

입력 2013-08-0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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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강력추진 로켓돼달라” vs 野 “나를 만만하게 보지마라”

청와대 김기춘 신임 비서실장은 5일 여야 지도부를 연이어 예방해 국정운영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새누리당은 이 자리에서 당정 간 협력을 강조한 반면,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영수회담 수용을 촉구하며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실장과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박준우 정무수석, 홍경식 민정수석, 최원영 고용복지수석 등 신임수석들은 이날 오후 2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를 예방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김 비서실장은 당정청을 두루 다 거친 어른”이라며 “당으로서는 더 바랄 것 없이 좋은 분들이 왔다고 생각하고 함께 열심히 하겠다”고 추켜세웠다.

또 황 대표는 “(박근혜정부가) 로켓으로 말하면 2단계 발진이 됐는데 그만큼 국민들이 바라는 대로 안정감, 속도감 내는 박근혜정부의 강력한 추진 로켓이 됐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김 실장은 “아시다시피 국민이 골고루 잘 사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박 대통령께서 불철주야 노심초사하고 있다”면서 “모든 일이 당에서 입법을 통해 도와주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다. 탁월한 지도력으로 당을 이끄는 황 대표가 앞으로 우리는 하는 일에 많은 협조와 지도편달을 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최 원내대표는 “훌륭한 인품과 경륜을 갖춘 김 비서실장이 잘 보좌를 하면 아마 국정에서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며 “국회에서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서 하반기부터는 국정운영의 본격적인 성과가 날 수 있도록 당청이 하나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 실장은 같은날 오후 4시께 서울 광장에 설치된 민주당 국민운동본부 천막당사를 방문해 김한길 대표 등을 예방했다.

장외투쟁 닷새째에 접어든 김 대표는 이 자리에서 “내가 과격한 사람은 아니지만 만만하게, 호락호락하게 봐서는 안 된다”며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오늘까지 답을 달라고 했는데, 겨우 답이 없다는 말만 전달하러 왔는가”라고 언성을 높여 말했다고 김관영 수석 대변인이 전했다. 또 “청와대가 상황의 엄중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실장은 “오늘은 저는 신임 인사차 예방 차원에서 방문한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또 이정현 홍보수석은 “그동안 (대통령이) 휴가중이었지 않으냐. 그동안 회의 한번 할 시간이 없었다. 대통령께 종합해서 곧 보고드리겠다”고 말하고 자리를 떠났다.

한편, 여야는 이날 청와대 비서진 개편을 두고 극명한 입장차를 보였다. 새누리당 유일호 대변인은 “오늘 임명된 신임 비서실장 및 수석들은 해당 분야에서 경륜과 능력을 갖춘 전문가”라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기조에 맞게 적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적합한 인사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면면을 들여다보면 너무나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며 “전문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우리와는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듯한 분들로 인해 역사가 거꾸로 흐르고 있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든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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