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충성교회 526억 종교시설 최고가…룸살롱 입주 세울스타즈호텔 공매 화제
부동산 경매시장 매물이 포화상태다. 아파트와 다세대주택은 물론 교회·사찰·토지 등 용도를 가리지 않고 고가 물건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고, 심지어 룸살롱이 들어가 있는 건물도 공매시장에 등장했다.
2일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올해 1·2금융권에서 경매를 신청한 수도권 아파트는 7월말 기준 총 1만5201개로 역대 최다다. 이는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받았지만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가구가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다세대주택의 경매물량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7월 들어 경매가 진행된 수도권 다세대주택 물건 수는 모두 2293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2098개) 대비 9.3% 증가한 것으로 2006년 12월(2568개) 이후 7년7개월 만에 최고치다.
그러나 시장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이를 매끄럽게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취득세 감면 종료로 4·1대책의 약발이 떨어진 데다 계절적 비수기인 여름을 맞이한 탓이다. 실제로 7월 수도권 다세대주택 낙찰가율은 71.2%로, 지난 5월(74.3%) 연중 고점을 찍은 후 6월 72.9%로 내린 데 이어 2개월 연속 하락했다.
부동산태인 정대홍 팀장은 “아파트는 중소형 저가 물건을 찾는 실수요자 중심의 매수세를 기대할 수 있지만 다세대주택은 사각지대에 놓인 채 방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거시설 외에 공장과 숙박·종교시설 등도 경매시장에 대거 유입되면서 역대 ‘최고가’ 기록도 속출하고 있다.
올해 단일 호수로 감정가가 가장 컸던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 전용면적 301.5㎡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였다. 감정가가 65억원으로 역대 아파트 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6월 12일 감정가 65억원에서 한 번 유찰, 최저가가 52억원까지 떨어진 이후 감정가 대비 80.6%인 52억41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11일 경매에 나온 중형 조선업체인 성동산업의 마산 조선소는 감정가가 2278억원으로, 2001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경매로 나온 공장 중 역대 최고가다. 땅 크기만 12만㎡가 넘고 건물 면적은 2만8994㎡다. 이 회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금난을 겪고 있다.
오는 6일 창원지법 경매1계에서 첫 번째 매각에 나오는 ‘더시티세븐 풀만호텔’의 감정가는 1044억원(등기부상 채권총액 751억원 상당)으로 호텔을 포함한 숙박시설 용도 기준 역대 최고가다. 이전 최고 감정가 물건은 지난해 10월 첫 번째 매각이 개시된 강원도 태백 소재 콘도미니엄 건물(현재 취하 상태)로 당시 감정가는 약 761억원이었다. 최고 감정가 기록이 1년도 채 안 돼 300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종교시설 중에서도 역대 최고 감정가의 교회가 경매장에 등장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소재한 충성교회의 감정가는 건물 343억원, 부지 183억원 등 총 526억원에 달하며 오는 5일 두 번째 매각에 부쳐질 예정이다. 이전까지 경매에 나왔던 종교시설 중 가장 비싼 물건은 2009년 3월 낙찰된 송파구 장지동의 한 교회로 감정가는 약 277억원이었다.
여기에 국내 최대 규모 룸살롱으로 알려진 ‘어제오늘내일(YTT)’이 입주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세울스타즈호텔이 공매물건으로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호텔은 지난해 YTT의 성매매에 객실을 제공해 논란이 됐던 곳이다. 아시아신탁과 법무법인 열린에 따르면 이 호텔은 오는 19일 최저 입찰금액 1125억원에 공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석가탄신일이 포함된 5월에만 3개의 사찰이 경매에 부쳐지기도 했다. 사찰을 담보로 받은 대출을 갚지 못해 결국 경매에까지 나오게 된 것이다.
충북 충주시 소태면 오량리에 위치한 사찰은 최저가 41억592만원에 경매에 부쳐졌다. 2011년 6월 처음 경매장에 나온 이 사찰은 토지면적 9만1511㎡, 건물면적 3117㎡이며 감정평가액이 무려 51억3240만원에 달한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하우스푸어와 거래실종이 양산한 경매물건이 넘쳐나고, 경제 활황기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호텔과 오피스 등 초고가 건물들도 경매장에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며 “경제상황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경매시장의 초고가 기록 경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