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이탈 가속… 미국선 ‘희토류’ 탐사 순환론 부추겨
“중국의 신용버블은 곧 터진다. 원자재시장의 회복도 기대하지 마라”-짐 카노스 키니코스 대표
“원자재 슈퍼사이클의 종료는 없다. 도시화와 기술혁신, 인구 증가로 슈퍼사이클은 이어진다” - 마이클 헤이그 SG원자재 부문 대표
글로벌 상품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망도 엇갈린다. 일단 현재는 비관론자들이 힘을 얻는 상황이다. 이들은 ‘원자재 블랙홀’ 중국의 성장 둔화로 상품 가격이 급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슈퍼사이클이 끝나가고 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보인다.
주요 상품으로 구성된 다우존스-UBS상품지수는 올들어 10% 이상 하락했다. 다우존스-UBS상품지수는 지난 1998년부터 10년 동안 2배 가까이 급등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상승세가 꺾이고 나서 최근 급락하고 있다.
상품시장에서 자금도 이탈하고 있다. 지난 6월 원자재 전문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의 자산은 3490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정점에서 21% 감소한 수준이다.
무엇보다 중국이 문제다. 중국의 지난 2분기 경제성장률은 7.5%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의 7.7%에서 하락한 것이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26일(현지시간) 중국 지방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무디스의 우려처럼 지방정부가 무너지면 중앙정부에 직격탄을 날리게 되고 이는 중국 경제 전반의 뇌관이 될 수 있다. 물론 경제성장은 악화하고 원자재 수요 역시 급감하게 된다.
전망도 불안하다.
중국사회과학원과 재정부 산하 재정과학연구소가 공동으로 작성한 ‘2013년 2분기 중국 거시경제와 재정정책 분석보고’에 따르면 중국의 3분기 GDP 성장률은 7.4%, 4분기는 7.1%로 낮아질 전망이다.
리커창 총리를 비롯해 중국 지도부가 경제개혁을 이유로 저성장을 용인할 뜻을 밝히면서 중국발 원자재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퍼지고 있다.
슈퍼사이클 종료로 가장 큰 피해를 볼 수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또한 불안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OPEC은 최근 2014년도 전망 보고서에서 신흥시장의 경기둔화로 해외 투자가 줄고 있다며 원자재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슈퍼사이클의 종료 전망과 함께 한동안 잠잠했던 희토류가 다시 뜰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에서는 스탠퍼드대 등 학계가 골드러시 시대 서부지역에서 개발된 광산에서 광물 샘플을 모으고 있으며 미 지질연구소(USGS)와 콜로라도 광업대 학자들이 희토류 매장 지역을 탐사하고 있다.
희귀금속 제조 전문업체 몰리코프는 산화세륨을 채굴하기 위해 2만 미터톤(metric ton·1미터톤=1000㎏) 규모의 폐쇄 광산에서 다시 채굴에 들어갔다.
산화세륨은 망원경 렌즈 등에 사용되는 희귀 광물이다. 일각에서는 원자재 시장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여전하다. 소시에테제네럴(SG)은 지난 11일 상품시장에서의 슈퍼사이클은 끝나지 않았다면서 여전히 원자재에 대한 투자는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SG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도시 인구가 현재 34억명에서 50억명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인구 증가에 따른 도시화 현상이 슈퍼사이클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슈퍼사이클(Super Cycle)
20년 이상 장기적인 상승 추세를 뜻하는 용어. 원자재를 비롯한 상품 가격의 급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제 전반에 걸친 장기적인 호황을 가리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