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 미라, 죽기 전 술과 코카잎 다량 섭취

입력 2013-07-3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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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C캡쳐 화면
1999년 아르헨티나의 룰라이랄코 화산 정상 부근에서 발견된 3구의 잉카 미라는 죽기 전까지 많은 양의 코카잎을 섭취하고 술을 마셨던 것으로 밝혀졌다.

BBC는 앤드루 윌슨 영국 브래드포드대 박사를 비롯한 연구진이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근호에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고 30일 전했다.

논문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국경지역에 있는 룰라이랄코 화산에서 발견된 이 미라들은 13세 정도로 추정되는 소녀 미라 1구와 4~5세로 보이는 소년 및 소녀 미라 등 3구이다.

이후 스캐너로 미라를 촬영한 결과 고지대에 위치해 얼어붙은 미라의 보존 상태가 너무나 완벽해 사망 직전 상황이나 잉카인의 식생활, 질병을 연구하는 획기적인 실마리를 제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를 모았다.

당시 미라는 잉카인들이 신에게 바친 조개껍데기, 새 깃털, 코카잎, 옥수수 등에 둘러싸인 채로 발견됐다. 이 가운데 13살로 추정되는 ‘얼음 아가씨’ 미라는 머리를 숙이고 무릎을 구부린 채 앉아있는 자세로 발견됐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 ‘얼음 아가씨’ 미라의 머리카락에서 다량의 알코올과 마약 성분이 검출됐다고 전했다. 이는 제물로 희생된다는 두려움을 없애려 옥수수 발효주와 코카잎을 섭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 소년, 소녀들이 죽기 전 제물로 간택돼 평소와는 다른 호화로운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논문의 주저자인 윌슨 박사는 “얼음 아가씨의 체내 마약·알코올 농도가 사망하기 6개월 전 급속히 증가한 것도 이때 희생의식을 치렀다는 가정을 뒷받침해 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얼음 아가씨는 사망하기 1주일 전 또다시 코카인과 알코올을 다량으로 섭취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미라 3구 가운데 얼음 아가씨의 미라에서 유독 알코올과 마약 성분이 많이 검출된 사실로 비춰 종교의식과 관련된 사람들이 그녀의 불안감을 고의로 진정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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