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비자금 수사가 정·관계 로비로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검찰은 정·관계 로비 의혹은 구체적인 수사 단서가 없다고 밝혔지만 허병익(59) 국세청 전 차장을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전격 구속하는 등 국세청 고위 간부들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 수사를 본격적으로 벌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대진 부장검사)는 구속된 허 전 차장을 28일 오후 불러 추가 조사를 했다.
검찰은 허씨를 상대로 CJ 측에서 뇌물을 받은 명목과 금품이 오간 경위 등에 관해 추궁했다.
허씨는 2006년 하반기께 CJ그룹에 대한 국세청의 세무조사 및 납세 업무 등과 관련해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미화 30만 달러와 까르띠에 등 고가의 명품 시계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재현(구속기소) CJ 회장이 2006년 7월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의 취임을 전후해 허씨를 통해 전 전 청장에게 금품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허 전 차장은 이 과정에서 미화를 최종 전달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챙긴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지만 허씨 측은 전 전 청장에게 돈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조만간 전 전 청장을 상대로 CJ그룹의 금품을 받았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또 전 전 청장이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이 회장과 신동기(구속기소) CJ글로벌홀딩스 부사장, 허씨 등과 만났고 '4자 회동' 자리에서 CJ 측이 전 청장에게 까르띠에 시계를 건넸다는 허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다.
검찰은 허씨가 2007년 국세청의 세무조사 업무를 총괄하는 조사국장에 이어 2009년 차장, 청장 직무대행 등을 역임한 만큼 추가 수뢰 혐의도 확인 중이다.
한편 검찰은 이 회장에 대한 수사에서 CJ그룹이 2007년께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에게 대선 자금 명목으로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인사는 이명박 정부에서 차관급을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CJ그룹이 전 국세청장이나 차장 이외의 사회 유력 인사 등 정관계를 대상으로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정황을 추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