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테러범
지난 4월 세계를 경악케 한 미국 보스턴 마라톤 대회 테러범 사진이 최근 대중문화지에 오르내리며 당시 악몽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미국 유명잡지 '롤링스톤'은 19일 발매된 최신호에 보스턴 테러범인 조하르 차르나예프를 커버스토리로 다뤄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롤링스톤은 '폭파범(The Bomber)'이라는 헤드라인으로 앳되고 예쁘장한 모습의 차르나예프 사진을 표지에 실었다. 롤링스톤은 인기 있고 전도유망한 학생이 폭파범이 된 과정과 극단적인 이슬람 교도가 된 경위를 설명하면서 차르나예프를 '매력적인 소년(Charming kid)'라고 미화하기도 했다.
롤링스톤의 엽기적인 커버스토리 소식에 네티즌들은 비난여론을 쏟아냈다. 롤링스톤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5000개 이상의 비난 댓글이 달렸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롤링스톤 측은 "이번 커버스토리는 '우리 시대 가장 정치적이고 문화적인 이슈를 커버스토리로 삼는다'는 롤링스톤의 저널리즘 전통에 부합된다"며 "차르나예프는 어리다. 우리 독자 중에 그와 비슷한 나이대가 많다. 이 점이 중요하게 고려됐고 이번 비극이 어쩌다가 일어났는지 심층 취재해 알 필요가 있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그러나 표지 인물을 차르나예프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해명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롤링스톤이 보스턴 테러범을 록스타 짐 모리슨으로 만들었다"며 1991년 발행된 롤링스톤 표지와 비교하기도 했다. 표지 속 짐 모리슨과 차르나예프는 반항기 어린 앳된 청년의 모습이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보스턴 테러범을 영웅시하는 듯한 롤링스톤에 반기를 들 듯, 보스턴 경찰은 지난 4월19일 차르나예프가 매사추세츠주 워터타운 지역 주택가에 숨어있다가 검거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을 보스턴매거진을 통해 공개했다.
사진에는 경찰과의 총격전 끝에 부상해 피를 흘리는 차르나예프가 손을 들고 걸어나오는 모습이 담겨있다. 특히 차르나예프의 이마를 정조준한 스나이퍼의 빨간색 레이저 불빛이 선명해 당시 순간이 얼마나 긴박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사진을 촬영한 특수기동대(SWAT) 숀 머피 경사는 "롤링스톤이 보스턴 테러범을 록스타인양 영웅시 한 것을 보고 모욕까지 느꼈다"면서 "차르나예프는 수많은 사람들을 살상하고 그 가족들에게 아픔을 안긴 테러범"이라며 분노했다. 이어 "이 사진을 공개한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 사진을 통해 보스턴 테러범의 본 모습을 보기 원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