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택현·이병규·이호준·손민한 등 철저한 자기관리로 전성기
류택현, 이병규(9번 이상 LG 트윈스), 이호준, 손민한(이상 NC 다이노스). 이들을 공통점은 바로 40세 전후의 노장이라는 점이다. 이병규와 손민한이 38세, 이호준은 37세, 류택현은 무려 42세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만으로 30세가 넘으면 “은퇴를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을 듣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의학이 발달하고 구단 차원의 관리도 체계화돼 이제 30세를 넘겨 전성기를 구가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류택현은 이중 단연 압권이다. 1994년 OB 베어스(두산 베어스의 전신)에 입단한 류택현은 프로야구 선수로 강산이 두 번 변한 세월을 넘겼지만 1999년 LG로 이적한 이래 현재에 이르고 있다.
통산 15승 29패 6세이브. 외형상 그저 그런 성적이지만 통산 875경기에서 118홀드를 기록하며 중간계투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바꿨다. 지난 2009년 7월 5일 친정팀 두산을 상대로 프로야구 최초 100홀드를 기록했고 지난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18홀드째를 기록해 정우람(SK 와이번스, 117홀드, 현재 군복무)을 추월했다. 통산 홀드와 투수 최다 출장 기록이 모두 그의 몫이다.
류택현의 진가는 부상을 극복하고 재기했다는 점이다. 그는 2010년 시즌 종료 뒤 팔꿈치 부상으로 은퇴 기로에 섰다. 당시 39세로 모두가 선수 생명이 끝났다고 말했지만 자비로 수술을 받고 재활해 지난 해 코치 겸 선수로 복귀했다. 올해는 아예 선수로만 활약 중이다. 불혹이 넘은 나이가 무색한 그는 올시즌에도 34경기에 나서 12홀드를 기록중이다.
이병규 역시 40을 바라보는 선수라고는 보기 힘들다. 규정타석 미달로 타격 순위에는 없지만 0.391의 타율로 ‘장외’ 타격 1위다. 지난 5일 넥센 히어로즈 전에서는 역대 최고령 사이클링히트(한 경기에서 한 선수가 1,2,3루타 및 홈런을 모두 기록하는 것)를 기록하기도 했다. 4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리고 있는 그다.
이호준 역시 이에 못지 않다. 신생팀 NC의 중심타자로 활약중인 그는 0.280의 타율에 타점 2위(57점), 홈런 공동 8위(10개)에 올라있다. 이병규와 이호준 모두 무늬만 맏형이 아닌 실력으로도 팀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신고선수로 NC에 합류한 손민한은 6월 한 달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77을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정하는 6월의 MVP에도 선정됐다. 손민한은 7월 들어 2패만을 기록하며 잠시 주춤한 상태지만 올시즌 3승 2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무난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