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현오석 부총리, 리더십 찾기 부심

입력 2013-07-18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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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로서 존재감이 없다’는 곳곳의 비판 속에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전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안 문제에 입이 무거웠던 그가 기자들과 만나 2차 추가경정예산, 취득세 인하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기삿거리를 쏟아냈고 직원들에게도 편지를 보내 내부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현 부총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 비행기에 오르던 17일 기재부부내 인트라넷에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올렸다. “(단기적인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소중하게 경청하자”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또 “개인기가 화려하고 뛰어나도 골을 못 넣으면 축구를 잘 한 게 아니다”라며 성과주의의 업무태도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16일에는 세종정부청사 기자실을 찾아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현 부총리는 기자들에게서 ‘따라다녀도 건질 것이 없다’는 푸념이 나올 만큼 현안에 대해 입이 무거운 평소 모습과 달랐다. 여러 현안에 대해 이야기 하며 ‘2차 추경은 없다’거나 입국장 면세점 문제와 관련해서도 ‘조세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등 단호한 모습도 보였다.

현 부총리의 이 같은 행보는 ‘우군’이라 할 수 있는 여당과 청와대로부터까지도 질책에 목소리가 나오는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최근 현 부총리를 향해 “발 빠른 대응이 절실한 때이나 정부에서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데 이어 김무성 의원을 포함한 중진 의원들도 ‘컨트롤타워 부재’를 질타하고 나섰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대통령은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하고 협업과 정책 의견 조율을 하라고 누차 강조했다. 하지만 공항 면세점, 다문화 정책 등에서 협업과 조율이 안 되고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보면 참 안타깝다”며 정부 경제팀을 질책했다. ‘한 번 쓴 사람은 믿고 쓴다’고 정평이 난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비춰 이례적이었다.

앞뒤 맥락을 고려할 때 현 부총리가 부내 인트라넷을 통해 기획재정부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는 형식적으로는 편지이지만 실제로는 ‘1인칭의 독백’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세간의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개인기를 보이기보다 골을 넣겠다’는 메시지로 대응한 셈이다. 또 청와대와 여당도 힘을 실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유일한 ‘내 편’이라 할 수 있는 기재부의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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