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로이킴은 자신의 첫 정규 앨범 수록곡 ‘이 노랠 들어요’로 공연을 열었다. 수수한 옷차림에 기타를 매고 등장한 그는 공연장을 가득 채운 자신의 관객을 향해 힘 있는 목소리로 가사를 전달했다.
이어 ‘할아버지와 카메라’, ‘투웰브 오 클락(12 O’Clock)’ 데미안 라이스의 ‘볼케이노’ 등을 선보였다. 어쿠스틱 세트로 꾸며진 무대는 로이킴의 목소리와 다양한 악기가 서로 조화를 이뤄 편안하고 감미로운 분위기를 선사했다.
하지만 싸이의 ‘청개구리’, 앨범 수록곡 ‘나만 따라와’를 부를 때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무대 위를 달렸다. 로이킴이 다양한 모습을 가진 가수란 점을 확인시켜주는 순간이었다.
이미 부산에서 한 차례 공연을 마쳤기 때문이었을까. ‘슈퍼스타K4’에 처음 등장한지 겨우 1년, 데뷔 앨범을 낸 지는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신인 가수지만 로이킴은 놀라울 정도로 능숙하게 공연을 이끌어 갔다. 게스트도 없이 2시간의 공연을 물 흐르듯 이어가는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특히 ‘슈퍼스타K4’에서 선보인 바 있는 김건모의 ‘서울의 달’을 부를 때는 능청스러울 정도였다. 무대 위에서 옷을 갈아입으며 관객의 눈을 사로잡은 로이킴은 재즈 스타일의 곡 분위기에 완벽히 취해 남다른 무대 매너를 보여줬다.
여성 관객 한 명을 무대 위에 올려 이문세의 ‘소녀’로 사랑을 고백한 로이킴은 곧이어 김광석의 ‘편지’를 부르며 “여기까지가 끝인가보오”라고 3분 동안의 만남에 이별을 고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4월 선공개 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봄봄봄’은 팬들의 응원이 돋보였다. 곡 중간 중간 로이킴의 이름을 부르는 응원 소리는 공연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곡에 녹아들었다. 로이킴 역시 행복해 보이는 미소로 답례했다. 대중성과 팬덤을 동시에 지닌 가수의 일면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팬들은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러브 러브 러브’ 때도 우렁찬 응원으로 로이킴을 북돋웠다.
앙코르 무대는 이번 앨범 수록곡 중 자신이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한 ‘그대를 사랑한단 말’로 꾸며졌다. 아쉬워하는 관객에게 깊숙이 허리를 숙여 작별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로이킴은 이번 공연을 통해 오디션 스타가 한 사람의 음악인이 되는 과정을 확인시켰다. 겨우 스물, 눈부신 미래가 펼쳐질 젊은 청년이란 점에서 앞으로 더욱 성장한 그가 보여줄 무대가 기대된다.
이틀간의 서울 공연을 마친 로이킴은 오는 19일 대전, 20일 대구에서 전국 투어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