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병사 21명·전역병 29명 등 총 50명 자살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작전 수행 중 사망한 영국군보다 자살한 장병 수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현지시간) 영국 BBC가 보도했다.
BBC 파노라마 프로그램의 제작진이 취재한 결과에 따르면 2012년 아프간에서 작전 수행 중이던 현역 병사 21명과 전역한 참전 용사 29명 등 총 50명이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아프간 전쟁에서 전사한 44명보다 더 많았다.
현역 장병 자살자 21명 가운데 7명은 지난해 자살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나머지 14명은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나 사망 원인 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라고 BBC가 영국 국방부 정보를 인용해 전했다.
영국 정부는 미국 정부와 달리 전역 장병의 자살 문제에 대해 기록하지 않는다.
이에 BBC 파노라마 제작진은 전역 장병의 자살 통계치 파악을 위해 영국 내 모든 검시관에게 질문서를 보내 작년에 자살한 아프간 파견 병사와 참전 용사의 명단을 확보하고 신문 사망 기사를 분석했다.
지난 2009년 아프간 헬만드주에서 전투에 참가했던 댄 콜린스 병사는 전투 중 두 차례 총을 맞고 지뢰에 발이 잘려나가는 부상을 당했다. 그의 전우는 바로 옆에서 전사했다.
영국군 당국은 콜린스에 대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라는 진단을 내리고 10개월간 치료한 뒤 회복됐다며 복귀 준비를 명령했다.
이후 콜린스는 3개월에 걸쳐 두 차례 자살을 시도했으며 결국 지난 2011년 육군 정복 차림으로 유언을 남긴 후 차를 몰아 산속에서 목을 맸다.
클라우디아 허버트 임상 심리학 박사는 “PTSD는 조기 검진되면 치료할 수 있는 증상”이라면서 “이 증상 자체가 자살로 이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BBC는 이에 대해 자살 이유는 매우 복합적이기에 자살한 영국군 장병 가운데 몇 명이 PTSD로 고통을 겪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