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권인 5만원권이 나오면서 한국조폐공사는 적자로 돌아설 만큼 큰 타격을 받고 있다.
5만원권 1장이 1만원권 5장을 대체할 수 있는 만큼 지폐 수요 물량이 예전보다 적어지면서 신규 지폐 제조량이 5년 사이에 3분의 1 토막 났기 때문이다.
14일 국회예산정책처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조폐공사가 제조해 한국은행에 공급한 지폐는 5억5000만장으로 5만원권이 나오기 전인 2008년(17억1000만장)의 32.2%에 불과했다.
조폐공사의 지폐 공급량은 5만원권이 도입된 2009년에 9억9000만장으로 한 해만에 거의 반토막이 됐고 이후 더 줄어 최근 3년간은 4억∼5억장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수표도 5만원권 도입의 여파로 수요가 급감했다.
조폐공사가 시중은행에 공급하는 수표의 납품량은 지난해 4억4300만장으로 2008년 10억8800만장의 40.7%에 불과했다.
이러한 현상은 조폐공사의 경영 위기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신용카드 사용의 확산으로 원래도 수요가 위축돼온 현금 사용량이 한층 더 빠른 속도로 줄고 있기 때문이다.
조폐공사의 지폐 공급 매출은 2008년 1321억원에서 지난해는 785억원으로 40.6%나 줄었고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34.7%에서 22.3%로 낮아졌다.
국내 주화(동전) 매출도 같은 기간 902억원에서 551억원으로 38.9%가 감소했다.
특히, 조폐공사에 지폐 제조는 영업이익이 일정 수준 보장되는데다가 2008년만 해도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사업이었다. 동전도 매출 비중이 23.7%에서 15.7%로, 수표류도 9.8%에서 6.2%로 각각 낮아졌다.
조폐공사는 우표·증지·상품권 인쇄, 훈장, 기념주화, 보안용지 등 다른 사업을 확대하고는 있지만 이들 분야에서 큰 이익을 내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조폐공사의 당기 순이익은 2008년 56억원에서 2009년 5억원으로 줄고서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감가상각비 감소 덕으로 2010년 164억원으로 반짝 늘었다가 2011년에는 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