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웅, 스타 된 비결은 무엇?…‘엄포스’서‘순둥이’까지 [배국남의 스타성공학]

입력 2013-07-1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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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웅, 스타 된 비결은 무엇일까-엄포스에서 순둥이까지[배국남의 스타성공학]

그의 존재만으로 카리스마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현란한 액션 연기와 서자로서 아버지를 부를 수 없는 가슴에 한을 그리고 원수 집안의 여인을 사랑하는 비극을 드러내는 내면 연기가 단연 시청자의 눈과 가슴을 부여잡는다. KBS 수목 미니시리즈 ‘칼과 꽃’의 엄태웅(39)이다. 일요일에는 과묵함을 배반하는 엉뚱함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웃기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이 더 웃음을 유발한다. KBS ‘1박2일’의 엄태웅이다.

요즘 엄태웅은 스크린과 TV에서 폭풍 존재감을 드러내는 스타다. 엄태웅은 단역에서 조연으로, 주연급으로 그리고 주연으로 한단계 한단계 발전하며 오늘의 스타 자리에 오른 가장 전형적이며 이상적인 성공의 과정을 밟았다.

그가 연기자로 데뷔하기 전 누나 엄정화는 톱스타였다. 톱스타 누나의 힘을 빌려 드라마, 영화에 단역이 아닌 중요한 배역에 캐스팅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1998년 영화 ‘기막힌 사내들’의 단역으로 데뷔했다. 2003년 설경구, 안성기, 허준호, 정재영의 ‘실미도’에서 겨우 “저 배우 누구지”라는 단편적 궁금증을 유발할 정도의 조연에 미치지 못하는 배역을 소화해냈다.

“누나(엄정화)가 톱스타이지 저는 발걸음을 뗀 초짜 신인입니다. 당연히 단역에서부터 시작해야지요. 누나의 힘으로 어느 정도까지 갈 수 있겠지만 실력이 없으면 금세 무너질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엄태웅이 누나의 도움 없이 단역부터 시작한 이유다.

누나 엄정화도 “태웅이가 연기자로 데뷔하는 것에 반대했다. 너무 힘든 길이기에. 도움을 줄 수도 없었다. 이 길은 혼자만의 노력과 실력으로 인정받을 수밖에 없는 분야이기 때문이다”고 했다.

엄태웅은 연기자로 출발한 영화보다 뒤늦게 출연한 드라마에서 존재감을 먼저 드러냈다. 2005년 ‘쾌걸 춘향’에서 조연 배역인 변학도 역을 맡아 개연성 있는 악역 캐릭터를 창출해 많은 시청자에게 엄태웅이라는 연기자 이름 석 자를 강렬하게 각인시켰다.

그리고 곧바로 엄태웅의 연기 인생에 잊을 수 없는 작품을 만난다. 생애 첫 주연드라마 ‘부활’에서 카리스마 강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엄포스’란 별칭을 얻으며 스타 연기자로 찬란한 비상을 했다.

“시놉을 보고 너무 하고 싶었다. 열망했다”고 말을 꺼낸 엄태웅은 “‘부활’이 동시간대 방영된 ‘내 이름은 김삼순’ 때문에 시청률이 저조할 때는 내 책임이라는 생각에 너무 무서웠다. 중후반부로 가면서 열띤 반응으로 마감해 정말 좋았다”고 전했다.

단역, 조연, 주조연을 거쳐 데뷔 7년 만에 ‘부활’의 주연을 맡은 이후 각종 드라마와 영화의 주연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드라마 ‘마왕’ ‘천국보다 낯선’ 등과 영화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 ‘차우’ 등에서 개성 강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대중에게 사랑받는 스타임을 입증했다. 물론 비판받으며 주춤할 때에는 겸허하게 문제점을 수용하며 개선해 나갔다.

승승장구하던 엄태웅에게 연기력 논란이 제기됐다. 신인 때부터 한 번도 듣지 못한 연기력에 대한 비판이 쏟아진 것이다. ‘선덕여왕’이다. 본격적인 사극에서 첫 주연을 맡은 엄태웅은 대사톤부터 표정연기에 이르기까지 상당부분 문제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방송이 되면서 놀라울 정도로 빨리 사극에 안착하며 ‘선덕여왕’이 끝날 때에는 엄태웅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는 시청자까지 생겨났다. 그리고 2009 MBC연기대상에서 ‘선덕여왕’으로 최우수연기상까지 거머쥐었다.

“저는 연기력에 대한 시청자와 관객의 지적이 정확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더 노력하고 공부합니다. ‘선덕여왕’을 통해 연기자로서 많은 부족한 점을 개선했고 연기력 부분도 배전의 노력을 기울였지요.” 늘 노력하는 엄태웅임을 알게 하는 말이다.

“제작진의 출연 섭외가 있었는데 많이 망설였어요. 제가 성격상 낯을 많이 가리는 데다 예능 프로그램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어요. 계속되는 제작진의 설득에 진지하게 출연을 생각하게 됐어요. 서른여덟 나이에 연기자로서 의미 있는 도전도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많이 부족하지만 출연을 결심했어요.”

연기자 엄태웅이 2011년 예능(‘1박2일’) 외도를 시작하게 된 이유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엄포스’에서 ‘순둥이’로 이미지도 확장하고 대중 속으로 친근하게 다가가면서 더 많은 인기를 얻었다. 또한 연기자로서의 연기활동에도 매진했다.

한국 멜로 영화의 흥행사를 다시 쓴 ‘건축학 개론’, 선 굵은 남성성이 강력하게 풍기는 ‘적도의 남자’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가지 빛깔의 캐릭터를 소화하며 연기의 스펙트럼을 계속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끊임없이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대중에게 자신을 어필하는 태웅이가 너무너무 기특해요. 스스로 이룬 성과여서 더욱 그렇습니다.” 누나 엄정화도 연기자로서의 엄태웅을 인정한다. 물론 수많은 대중은 이제 엄태웅은 연기력을 갖춘 스타라고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엄태웅은 말한다. “여전히 배울 것이 많고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항상 배우는 자세로 노력하는 연기자가 되겠습니다. 만약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면 호되게 질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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