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복숭아꽃 아내- 배재형시인

입력 2013-07-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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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복숭아뼈 벌겋게 부었다

하루 종일 걸어 다닌 시장 한 구석

무거운 시장바구니 들고 가던 아내

양손에 비닐봉지를 내려놓고

아내의 복숭아 바라보았다

연애시절부터 잘 넘어지던

중심 없던 시절이 며칠 전 찾아와

조심하지 그랬느냐고 다그치기만 하던 복숭아를

소리 없이 바라보았다

아내가 제일 좋아하는 복숭아 하나

젊을 때 아껴야 한다며

궁상떨던 아내의 복숭아뼈를

이제야 자세히 관찰하였다

참 둥글기도 하구나

벌겋게 부은 발목을 보니

예전 발목 생각나지 않았다

기름값 아낀다며 버스 대신 걸어온

아내의 미소

애써 모른 척하며

탐스럽기도 하겠다

바로 옆 과일가게 진열된 복숭아 한 개

살며시 집어들며

복숭아꽃 향기를 맡는다

-시집 <소통의 계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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