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홍 자유총연맹 회장 ‘호주 국민훈장’ 한국인으로 4번째… 군사부문에선 처음
호주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복지와 권익 향상에 앞장선 동포가 현지 정부의 국민훈장을 받는다.
김태홍(영어이름 스티븐•사진) 한국자유총연맹 대양주 연합지부 회장은 “호주 참전용사들의 한국 재방문 사업을 펼치고 시드니 무어 파크에 한국전 참전비 건립을 주도한 공로로 호주 국민훈장(Medal of the Order of Australia) 수훈자로 확정됐다는 통보를 최근 받았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호주 국민훈장 수여식은 영연방 총독 주관 아래 오는 9월쯤 치러질 예정이다.
한인으로서 호주 국민훈장을 받는 것은 이상택 목사, 이경재 전 한인복지회장, 이경규 시드니한인노인공연단장에 이어 4번째다. 앞서 3명이 ‘일반’ 부문인 것에 비해 그는 처음으로 ‘군사(Military)’ 부문의 수훈자 명단에 오른다.
김 회장은 “이번 수훈으로 한국인의 위상을 높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남 진해 출신인 그는 경상대학교를 졸업한 뒤 해군학사장교(OCS)로 임관, 1987년 대위로 예편하자마자 호주에 기술이민했다. 현지 토요타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그만두고 건축업에 뛰어들어 돈을 벌었다.
이후 1990년부터 재향군인회 호주지회에 가입해 활동하며 지난 3월 말 세 번째로 회장에 연속 선임됐고 현재 자유총연맹 대양주지부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했을 때 호주에서는 육•해•공군 1만7164명을 파병, 339명이 전사했다. 이 가운데 281구는 부산 유엔군묘지에 안장돼 있다.
호주군은 1951년 4월 경기도 가평에서 영국•뉴질랜드•캐나다 등 영연방 부대와 함께 중공군의 춘계 공세를 격퇴하는 전과를 올렸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재향군인회, 가평군 등은 매년 4월 가평전투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김 회장은 “참전용사 가운데 현재 5000여명이 생존해 있다. 이들을 관리하는 단체가 호주 내 30개가 있다. 하지만 오지에 사는 참전용사는 서로 네트워크가 잘 돼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9년 동안 호주 전역을 다니며 그들을 만나 위로하고 한국을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한국을 다녀온 참전용사는 600명이 넘으며 이들은 한국이 폐허에서 어떻게 눈부신 발전을 이뤘는지 감탄하는 것은 물론 자랑스러워하기까지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