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전도사'김범수 카카오 의장, "삶에 지친 1000만 직장인 힐링 할 것"

입력 2013-06-26 17:42수정 2013-06-27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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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프리즘)
"이제는 힐링 전도사라 불러 주세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포털 NHN부터 국민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까지 이어지는 벤처업계 성공신화의 산 증인이다. 그런 김 의장이 모바일이 아닌 힐링으로 사용자들과의 소통에 나섰다. 500만원의 심리검사 프로그램을 8만원에 배포하며 힐링 전도사를 자처한 김 의장의 감성 소통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정신건강 컨설팅 회사 마인드프리즘과 손잡고 '2013 직장인 마음건강캠페인-사회적가면 속 내마음 들여다 보기'를 실시한다. 치열한 경쟁과 경제적 압박에 지쳐있는 1700만명 직장인들의 마음을 치유하겠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이를 위해 다음달 부터 판매, 서비스, 상담 분야의 감정노동자를 비롯한 다양한 직업군에서 500여명을 선정해 심리치유 프로그램인 '내마음의 보고서'를 무료제공한다. 또 동일 대상자들이 공개상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직장인 마음 연구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간다.

김 의장이 국민 마음 치유에 나선 것은 과거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NHN에 근무하던 2006년 마인드프리즘에서 정신분석 검사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한게임 창업과 NHN합병 등 굵직한 성공신화를 쓴 김 의장은 그 당시가 자신의 삶에서 가장 불행했던 시기였다고 고백했다.30대를 일에 빠져 살았고 큰 성공을 거뒀지만 무언가 억눌린 감정 탓에 심한 마음의 공허함을 느꼈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당시 이해진 NHN 의장이 임원들에게 비용을 부담할테니 검사를 받아보라 권유 했다"며 "가면 속에 억눌린 감정을 발견하고 진정한 나 자신과 대면하게 되자 삶의 목표를 다시 설정할 수 있었다"며 이번 프로젝트 시작의 배경을 소개했다.

김 의장은 이번 사업을 위해 지난해 마인드프리즘의 지분 70.5%를 인수했다. 마인드프리즘은 응답에만 세 시간 이상이 걸리는 정교한 검사지를 이용해 개인을 분석하는 책자를 만들었다. 이 책자는 검사료와 출판비를 포함해 무려 500만원을 내야 하는 고가의 프로그램. 김 의장은 이 사업의 대중화를 위해 문항을 줄이고 가격도 파격적으로 낮춰 8만원에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김 의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카카오 플랫폼과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현재 치유 프로그램인 내 마음 보고서는 카카오톡의 선물하기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다. 김 의장은 "카카오 페이지나 채팅플러스 같은 자사의 앱 유통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해 사업적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함께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번 사업이 사회공헌의 성격이 짙다고 말한다. 당장의 수익 창출이 아닌 사용자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김 의장은 향후 이와 연계된 사회공헌 재단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김 의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심리치유를 위한 사회적기업 재단법인을 설립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이르면 내년 초 재단 설립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힐링 전도사를 자처한 김 의장. 모바일이 아닌 감성 소통으로 또 다른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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