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최근 노조에 “고위 임원의 차량을 캐딜락으로 교체하는 것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공문을 보냈다.
한국GM은 이달 초부터 고위 임원의 업무용 차량을 알페온에서 캐딜락 CTS로 교체했다. 캐딜락의 국내 홍보 강화가 차량 교체의 이유였다. 7~8명의 임원이 캐딜락 CTS로 교체했으나 계획이 취소되면서 모두 회수됐다.
한국GM이 업무용 차량의 캐딜락 교체 중단은 노조의 반발 때문이다.
노조는 한국GM이 만든 알페온이 아닌 미국GM이 만든 캐딜락으로 업무용 차량을 바꾸는 것은 “수입차 외판원이 되는 것”이라고 사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현대기아차,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의 모든 완성차 업체들의 임원이 자사의 차량을 이용하는데, 한국GM의 임원이 캐딜락을 타는 것은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노조는 임원이 교체한 캐딜락에 본사 ‘출입금지 경고문’을 부착하기도 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캐딜락 교체 중단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며 “현재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어 이번 문제가 더 민감하게 다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캐딜락은 GM 브랜드의 하나이기 때문에 캐딜락의 국내 판매가 늘면 한국GM이 만드는 쉐보레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며 “노조가 이해해주길 바랐는데 아쉽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은 노조와 협의를 거쳐, 회수한 캐딜락의 활용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편, 캐딜락은 세르지오 호샤 한국GM이 사장이 공동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GM코리아가 수입하고 있다. GM코리아는 올해 초 ‘캐딜락 ATS’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올해 캐딜락의 국내 판매 목표를 1200대로 잡았다. 전년보다 2.5배 늘어난 수준이다. GM은 한국 시장에서 고급 브랜드는 캐딜락, 일반 브랜드는 쉐보레로 공략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