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TX팬오션, 선박 107척 운항 중지… 사실상 영업 '올 스톱'

입력 2013-06-26 09:14수정 2013-06-2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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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정상화 위해 정부 등의 ‘운영자금 긴급 수혈’ 절실

STX팬오션의 영업활동이 사실상 중단됐다. 300여척에 달했던 선박은 삽시간에 230여척으로 줄었고, 이 중 100여척은 이미 운항을 멈춘 상황이다. 법정관리 신청이 오히려 STX팬오션 회생에 발목을 잡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TX팬오션이 이달 7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보유 선박수는 230여척(24일 기준)으로 70여척이 줄어들었다. 줄어든 70척 중 23척은 이미 철수한 상황이다. 이 밖에 억류된 선박 20척, 선박 연료공급 위협으로 운항 중단된 19척 등을 모두 포함하면 현재 운항되지 않고 있는 배는 107척에 달한다. 향후 억류 가능성이 높은 6척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운항이 중단된 선박은 113척으로 늘어난다.

상황이 이쯤되면 현재 바다 위에서 선적·양하를 목적으로 항해 중인 배를 제외한 선박은 모두 올스톱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이는 STX팬오션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고 채무를 조정한다고 해도 정상적인 영업을 하기까지에는 상당한 난관에 부딛칠 것이라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기용선계약 문제도 선박 억류의 잠재적 위험요소다. 용선 계약해지 시 선주가 한국법에 따라 채무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한국법이 적용되지 않는 국가에 들어간 배는 언제든지 억류될 수 있다. STX팬오션은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남아공, 유럽연합(EU) 등을 비롯한 약 75개국에 장기용선계약 해지 신청을 할 예정이나 성사여부는 미지수다. 실제로 대한해운은 법정관리 신청 이후 7개국에서만 한국법 적용 승인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법정관리는 국내 기업의 회생에 필요한 법률인 만큼 팬오션과 같은 글로벌 기업은 해외에서 법적 보호를 장담할 수 없다”며 “정상화를 위해서는 어떠한 식으로든 운영자금이 긴급 수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당수 선박이 억류돼 있어 그 어떤 것도 거의 실어나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조속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장기 계약까지도 취소돼 회복 불능은 물론 청산절차를 밟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STX팬오션은 그 동안 국내 수입 밀 운송의 100%를 맡아왔고 철광석, 석탄 등의 전력 자원도 운송하는 주요 회사다. 따라서 선박에 선적된 화물이 원활히 운송되지 않을 경우 대체 구매로 인한 물가인상 등 국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TX팬오션 관계자는 “회생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부나 금융권의 현금지원”이라며 “선진국과 같이 정부의 현금 지원이 이뤄진다면 영업 손실을 최소화시킬 수 있어 정상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 3위 해운업체인 프랑스 CMA-CGM는 2009년 모라토리엄(채무상환유예) 선언을 검토하자, 정부가 은행대출 보증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며 회생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빅5’에 들어가는 대형 컨테이너사들은 정부 지원을 통해 다시 살아나고 있지만 우리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딱히 없어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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