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의 경제학]"사랑할 권리 있다"… 유럽 휩쓰는 동성결혼 열풍

입력 2013-06-19 11:3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동성애 혐오·반대시위 여전… 대리모 제도 양성화 등 우려도

동성결혼이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프랑스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동성 간 결혼을 허용한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동성결혼 열풍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있는 나라는 14개국이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벨기에·캐나다·스페인·남아프리카공화국·노르웨이·스웨덴·아이슬란드·포르투갈·아르헨티나·덴마크·우루과이·뉴질랜드·프랑스 등이 동성결혼 합법화 대열에 합류했다.

동성결혼을 전면 허용하고 있는 이들 국가 외에 미국·브라질·멕시코는 지역별로 허용하고 있으며 향후 동성결혼 허용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은 조만간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취지의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서는 관련법이 하원을 통과한 상태로 내년에는 동성결혼을 전면 허용하는 법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독일·아일랜드·룩셈부르크 등도 동성결혼 허용 문제를 논의 중이다.

아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베트남에서는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 합법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대만에서도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동성결혼 합법화가 유럽과 미국 대륙에서 확산할 조짐을 보이면서 이들의 경제적 가치에 주목하는 시각도 나온다. FT에 따르면 동성연애자와 양성연애자·트렌스젠더 등 전 세계 LGBT 인구는 총 인구의 20분의 1에 육박한다.

그러나 전 세계에 몰아치고 있는 동성결혼 열풍이 순탄치만은 않다. 동성애자들에 대한 혐오나 억압이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데다 동성결혼 허용을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도 계속되는 등 후폭풍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지난달 26일 프랑스 파리의 앵발리드 광장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에 반대하는 우파 야당과 가톨릭, 시민단체 회원 등이 궐기에 나섰다.

청년 시위대 수백 명이 집회 현장을 둘러싼 경찰과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350명이 경찰에 연행, 수십 여명이 다쳤다.

이에 앞서 21일에는 프랑스의 극우 인사 도미니크 베네가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권총으로 공개 자살을 감행하며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의사를 표했다. 폴란드에서도 시민 1만여 명이 프랑스의 동성결혼 반대 시위에 동조하는 집회를 열었다.

일각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가 대리모 제도 양성화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프랑스에서 대리모제도는 불법이지만 동성결혼이 허용돼 남성과 남성이 결혼한 뒤 자신의 피를 물려받은 아이를 원할 경우 대리모를 이용하는 것이 불가피해진다.

프랑스 사회당은 조만간 대리모 제도까지 합법화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야당과 종교계는 “인간관계의 기본을 해체하는 것은 물론이고 인권까지 짓밟는 것”이라며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