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제휴 약정가입… 양사 모두 수수료 챙겨
# 회사원 김씨는 휴대폰 교체를 위해 이통사 대리점을 찾았다. 신용카드로 결제대금을 납부하게 되면 월 평균 1만원 이상 할인된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하지만 이통사는 특정 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며 김씨에게 신용카드 발급을 요구했다.
카드사의 무리한 고객 유치가 카드 꺾기로 나타나고 있다.
19일 카드 및 이통업계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등 5개 카드사가 이동통신사와 제휴를 맺고 휴대폰 요금 할인을 댓가로‘카드 꺾기’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통사와 제휴형태로 카드 발급을 하고 있는 카드사는 신한, KB국민, 삼성, 현대, 롯데 등 5개 카드사다.
이들 카드사는 스마트굿세이브KB국민카드, 스마트하이세이브신한카드, LG유플러스스마트세이브롯데카드, 삼성카드2, 현대카드M을 통해 할인이 가능하다며 고객들의 카드 발급을 유도하고 있다.
김씨의 사례처럼 고객들은 이미 가지고 있는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싶지만 특정카드에서만 서비스가 된다며 신용카드 추가 발급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이통사들은 전화 한통으로 카드발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정착 고객들의 혜택은 따지고 보면 크지 않다.
카드사와 이통사는 휴대폰의 일정금액을 선포인트로 지급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카드사는 할부수수료 3.1%를 챙기고 있다. 36개월 약정을 맺게 되면 수수료는 7.1%로 두 배 이상 뛴다. 결국 선포인트가 아닌 할부수수료를 챙기면서 할인 혜택을 주는 것 처럼 하는 것이다. 가령 90만원의 핸드폰을 구매한 고객이 30만원을 선포인트로 결제하게 되면 고객은 6만2000원의 할부수수료와 매년 연회비 1만원씩을 내야 한다. 고객의 수수료 부담은 이 뿐만이 아니다.
이통사가 챙겨가는 수수료 몫이 있기 때문이다. 선포인트로 결제한 나머지 금액을 12~24개월 분납이 가능하다고 제시하고 고객들로 부터 할부수수료 명목으로 5.9%를 챙긴다.
즉 나머지 60만원에 대한 수수료는 이통사가 챙기는 것. 3년간 약정을 맺는 고객은 대략 10만원이 조금 넘는 수수료를 이통사에 내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이통사 관계자는 “카드사와 이통사가 윈윈하는 형태로 제휴를 맺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선포인트제는 고객이 선택을 해야 할 사안으로 불법모집 과정이 있는지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전화 한통으로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신용등급, 가처분 소득 및 카드 한도 등을 심사 후 발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과장광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