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論]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적 공헌- 서진석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입력 2013-06-1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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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경제의 침체양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세계적 경제현상인 양극화와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또 기업 역할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 국내 일부 기업이 경영활동 과정에서 제기된 부적절한 행태가 여론의 질타를 받으면서 기업의 부정적 측면이 더욱 부각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다양한 논의와 함께 강화된 기업규제가 여러 가지 입법·정책으로 나타나고 있다.

기업은 법으로 인정된 하나의 인격체다. 이는 자연인과 마찬가지로 일거수 일투족이 사회에 투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 또한 막중하다. 따라서 기업들이 이러한 중대성을 인식해 그 인격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늘 주의를 기울이고 공정한 경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고용창출이다. 기업을 창업하고 발전시켜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종업원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에 기여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무다.

두 번째는 기업의 이익과 가치를 높여 세금을 많이 납부해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재원을 제공하는 일이다. 기업과 종업원이 납부한 세금은 국방은 물론 치안, 교육, 보건, 국민복지, 문화, 체육, 환경, 교통 등 각 분야 국가 운영에 필요한 재정을 공급하는 기능을 갖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의 의식주를 비롯한 모든 생활의 가치를 높이고 윤택하게 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기업이 수출이나 해외진출을 통해 외화를 가득함으로써 국력을 신장시키는 역할이다. 그 밖에도 기업들이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해 각종 사회복지재단에 출연하거나 기부, 봉사활동 등으로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오늘날 한 나라의 국력은 결국 이 같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들의 활동과 저력의 총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수행해 국가·사회에 대한 공헌이 광범위한 영역에서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으나 이에 대한 이해나 평가는 매우 부족하고 또 과소평가돼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기업의 경영활동이 이익의 추구를 통한 기업 및 주주가치 극대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가·사회에 대한 다양한 차원의 기여와 공헌이 이뤄지기는 하나 쉽게 간과되고 있다. 이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올바르고 적정한 측정·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데에도 이유가 있다.

최근 한국기업공헌평가원에서 관련 학계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어 회계 및 재무정보 등 기업 활동의 결과물을 이용해 기업의 국가·사회에 대한 공헌에 관해 객관적 평가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한국기업공헌평가원이 개최한 ‘2013 한국기업 국가·사회 공헌도 평가 콘퍼런스’ 발표 자료에 따르면 가치창출 및 외화 가득 공헌지표, 국민소득 및 국가재정 공헌지표, 국가경쟁력 공헌지표, 일자리 창출공헌지표, 사회 및 환경 공헌지표 등에 의한 종합평가에서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경제민주화 논쟁이 뜨겁게 진행되면서 반기업적 정서에 근거한 각종 보도, 각종 규제입법 등이 날마다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일부 기업이나 기업인들의 불공정한 행태들은 비난받기에 충분하지만 모든 기업과 기업인을 동일시하는 그런 시각이나 정서는 우리 기업 활동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세계 경제가 모두 침체에 빠져 있고 자국 경제의 회생을 위한 국가 이기주의가 팽배해 있는 상황에서 수출 중심의 한국 기업이 받는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적으로도 대북한 관계, 노사문제 등이 불안을 가중시키는 가운데 매출이 감소하고 수익이 반토막 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착한기업논쟁(甲乙논쟁), 정치권의 몰아붙이기·포퓰리즘식 입법경쟁이 더해지고 있어 기업의 활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반기업 정서의 포퓰리즘식 기업 규제는 자칫 잘못하면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愚)를 범할 수도 있다. 결국 정부가 목표로 삼고 있는 창조경제, 일자리 창출, 복지를 통한 양극화 해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중심에 기업이 바로 서 있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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