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시간외 수당 달라” 철강업계 첫 통상임금 소송대표 소송에 이어 단체 소송 검토
1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하이스코 노조는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하기로 결정하고, 조만간 법원에 조합원 7명 명의의 대표 소송을 접수할 예정이다.
금속노조 법률원 관계자는 “현재 청구 금액을 산출하고 있으며 수일 안에 통상임금 소장을 법원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하이스코 노조는 지난 4월 당진과 순천지회 조합원을 대상으로 통상임금 소송 설명회를 가졌다. 이후 5월 초 소송 방식을 대표 소송으로 결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이들이 제기하는 소송은 지난 3년간 상여금 등 통상임금에 반영되지 않은 시간외 근로수당을 지급하라는 임금청구소송이다. 7명 명의의 대표 소송이여서 청구 금액은 10억원 미만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현대하이스코 노조는 현재 집단 소송도 준비 중이어서 향후 통상임금 소송은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1심을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조합원 10명의 대표 소송을 제기한 뒤, 생산직 조합원과 퇴직자 7600여명이 참여한 집단 소송을 법원에 접수한 바 있다.
현대하이스코 노조 관계자는 “대표 소송 진행과정을 지켜본 뒤, 조합원들의 동의를 받아 집단 소송 제기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하이스코의 이번 통상임금 소송은 철강업체 중 처음인 만큼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철강사 노조 중 상당 수가 통상임금 소송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임금·단체협약을 놓고 각 기업의 노조가 교섭에 힘을 싣기 위해 소송을 적극적으로 제기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현대하이스코 측은 “국내 철강사 중에 최근 통상임금 소송이 제기된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대하이스코 노조가 가장 먼저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통상임금 소송은 현대기아차, 한국GM, 현대중공업, 건강보험공단 등 중소기업과 공공기관을 합해 100여곳 이상에서 진행 중이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기업과 공공기관에서는 최대 50조원의 추가 인건비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준성 성신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통상임금 범위’와 관련한 연구보고서를 통해 “지금 추세처럼 통상임금의 범위가 넓어지게 되면 새 정부의 고용률 제고 정책 추진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될 때 고용률에서 1%에 해당하는 37만2000∼41만8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