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당국회담 무산… 北, 대표단 ‘격’ 문제로 보류 통보(종합)

입력 2013-06-1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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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김남식 차관, 北 강지영 조평통 서기국장 수석대표로 조율하다 불발 정부, 향후 대응책 모색 나설 듯… 대화재개 가능성은 열려 있어

12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이던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됐다.

정부는 남북이 회담을 하루 앞둔 1일 수석대표의 격(格)을 두고 대립한 가운데 북측이 대표단 파견 보류를 통보하면서 회담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년 4개월 만에 재개될 것으로 기대됐던 남북 간 회담은 또 다시 훗날을 기약하게 됐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11일 오후 긴급 브리핑에서 “북측이 우리 수석대표의 급을 문제 삼으면서 북측 대표단의 파견을 보류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정부는 북한의 이런 입장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해결할 수 있는 우리 측 당국자인 차관의 격을 문제 삼아 예정된 남북 당국 간 대화까지 거부하는 건 전혀 사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앞서 남북은 이날 오후 1시께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각 5명의 대표단 명단을 교환하고 전화로 협상을 벌이는 등 수차례에 걸쳐 회담 참석자 명단을 조율해왔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북측은 강지영 조평통 서기국 국장을 앞세웠으나 북측은 ‘격’이 맞지 않는다며 우리 측에 장관급 인사를 투입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북한은 우리 측 수석대표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고, 우리 측에서 장관급이 안 나오면 남북당국회담 못 열린다고 통보했다”며 “실무회담에서 권한과 책임 있는 관계자로 통일부 장관을 생각하고 있으니 여기에 상응하는 (북측의) 수석대표를 보내 달라고 분명히 했는데 북한은 비정상적인 관례로 권한과 책임 없는 인사를 장관급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측은 남북 실무접촉 후 각기 확인한 대로 통일부 차관으로 하고 북측은 상급 당국자로 해서 회담할 것을 다시 요구했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우리 측이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교체한 것은 남북당국회담에 대한 왜곡이고 실무접촉에 대한 도발로 간주한다며 남북 당국 회담 무산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에 있다고 알려왔다”고 덧붙였다.

당초 이번 회담에선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 재개, 이상가족 상봉 문제 등을 공식 의제로 논의할 예정이었다. 상황에 따라선 우리가 요구하는 북한의 비핵화와 북한이 제시한 6·15 공동선언, 7·4 공동성명 기념행사 등도 추가로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회담이 수석대표의 격 문제로 무산됨에 따라 남북 양측은 향후 책임소재를 두고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북측이 먼저 대화제의를 했었던 데다 남북 모두 대화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다시 회담 일정을 조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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