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여대생 납치 용의자 자살, 유서 보니 “자수하고 싶지만 전과 때문에…”

입력 2013-06-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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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여대생 납치 용의자 자살의 주된 이유는 전과 때문에 자수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순천 여대생 납치 사건 용의자로 지목돼 도주하던 중 숨진 채 발견된 정모(24)씨의유서에 따르면 그는 자수를 하고 싶지만 전과 때문에 자수를 할 수 없어 고민하다 죽음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지난 5일 친구의 여자친구인 여대생 A(23)씨를 납치한 혐의로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10일 오후 2시30분쯤 전남 순천시 석현동 모 문중 제각 주변 소나무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 주변에서는 대형마트 종이 쇼핑백에 볼펜으로 쓴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서 정씨는 “자수를 하고 싶지만 전과 때문에 자수를 할 수가 없다”며 “죽음으로 죄 값을 받겠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그는 2007년 미성년자 약취·유인 등 총 3건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정씨는 유서에 “A야 미안하다. (자신과 고교동창으로, A씨의 남자친구인) S야 친구를 잘못 만나서…누나, 부모님 미안하다"는 등 피해자, 친구, 가족 등에 사죄하는 내용을 남겼다.

그러나 동시에 정씨는 “A씨에 대한 감금, 폭행, 협박은 인정하지만 현금 절도는 절대 하지 않았다”며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경찰 역시 A씨 집 금고 안에 있던 현금 2000만원을 훔친 것은 붙잡힌 정씨가 벌인 단독범행으로 확인했다.

두 공범은 납치됐던 A씨가 화장실에서 돌아오지 않자 현금을 훔치기 위해 6일 오후 5시30분쯤 A씨의 원룸에 도착했다. 자살한 정씨는 겁이 나 A씨 집에 들어가지 않고 현장에서 달아났고, 붙잡힌 정씨 혼자 들어가 돈을 훔친 것으로 밝혀졌다.

돈을 훔친 정씨는 광주로 이동해 백화점에서 500만원 상당의 명품 가방과 시계 등을 구입한 뒤 전주로 도피해 전주버스터미널 물품보관함에 남은 돈 1900만원과 구입 물품 등을 보관했다. 경찰은 검거된 정씨의 진술에 따라 이 현금과 물품을 모두 회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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