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 오지호, "서구적인 이장님이래요"

입력 2013-06-0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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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양지웅 기자 (yangdoo@)

KBS 월화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일명 빠마머리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오지호가 생머리로 돌아왔다.

지난 4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한 레스토랑에서 오지호를 만났다. 그는 드라마 속 장규직의 모습이 아닌 배우 오지호의 모습이었다. 훤칠한 키에 이목구비 뚜렷한 외모, 주위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그의 웃음소리는 인터뷰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켰다.

오지호는 “장규직 머리도 감으면 생머리가 돼요. 처음에는 펌을 했는데 감당이 안돼 고대기로 아침마다 머리를 했어요”라며 “생머리로 현장에 갔는데 스태프들이 못 알아봐서 인사를 안하더라고요. 스태프들이 ‘머리가 왜?’라는 반응이여서 오히려 당황스러웠어요”라고 촬영 에피소드를 전했다.

오지호는 약 3개월간 촬영장에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맡았다. 그의 쾌활하고 밝은 성격은 촬영장의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고 배우들이 더 촬영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는 “촬영장에서 김혜수 누님을 제외하고는 제가 나이가 많았어요. 그래서인지 제가 주도하고 밥도 같이 먹자고 했죠. 김혜수 누님도 제 말을 잘 따라 줬어요. 촬영장은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번 현장은 웃다가 끝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촬영에서는 윤난중 작가의 철저한 준비 덕분에 쪽대본 없이 촬영을 이어나갔다. 덕분에 배우, 스태프들 모두 좋은 분위기 속에서 촬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오지호는 “보통은 미니시리즈 같은 경우 쪽대본이 대부분이에요. 근데 우리 드라마 ‘직장의 신’은 쪽대본이 없었죠. 책대본으로 나와서 신인작가의 능력에 감탄했어요. 밤샌 기억이 10번도 안 돼요. 책대본이 있다 보니 스케줄에 맞게 촬영했어요. 밤샐 이유가 없었죠”라며 “과거에는 이틀 쉬고 5일 밤을 새본 적도 있어요” 윤난중 작가에게 감사를 표했다.

▲사진= 양지웅 기자 (yangdoo@)

한편 드라마를 하고 아쉬운 점이 무엇이냐고 묻자 오지호는 “연장을 안 해서 아쉬워요. 이런 현장은 처음이에요. 스태프들이 대본을 보고 웃고 있고, 스태프들이 우리드라마는 왜 연장을 안 하냐고 묻더라고요”며 “근데 드라마가 연장을 안한다는 소식이 들리더라고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동료 배우이자 파트너였던 김혜수는 오지호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오지호에게 김혜수는 굉장히 어려운 선배였다. 오지호가 어렸을 적 김혜수는 이미 스타대열에 오른 배우였고, 우러러보는 대 선배였다. 오지호는 “김혜수 누님을 보면 자연스레 손이 모아지는 포스가 있어요. 근데 전혀 달라요. 현장에서 음식도 만들어 줬었죠. 강한 이미지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편하게 분위기를 이끌어줘서 좋았죠. 초반에는 애드리브를 할 때도 하나하나 물어봤어요. 후반에는 굳이 물어보지 않고 마음대로 했어요(웃음)”라고 파트너 김혜수에 대한 느낌을 전했다.

‘직장의 신’은 열린 결말로 마무리돼 시청자들에게 많은 여운과 여지를 남겼다. 오지호는 “제작진과 작가님이 시즌2를 염두에 둔 결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며 “시즌2가 나와도 장규직의 캐릭터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장규직은 회사 안에서 무엇인가를 계속 만들어 내고 꿈이 있는 사람이에요. 사람들에 대한 애정을 변할 수 있지만 회사에 대한 그가 가지고 있는 애정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시즌2캐스팅 제의에 대해서는 “캐스팅제의가 들어오면 장규직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고 판단할게요”라고 덧붙였다.

오지호에게는 작품을 선택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 듯하다. MBC ‘내조의 여왕’ KBS ‘추노’ 등 하는 드라마마다 인기를 끌며 승승장구 했다. 오지호는 “안방극장에서 하는 드라마는 재미있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곳에 특별한 것이 있어야해요. 미스김이 특별했어요. 장규직처럼 만화 같고 유치한 캐릭터는 처음 봤어요. 추노는 멋있지만 특별했죠. 노비가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노비도 멋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죠”라고 드라마를 선택하는 자신의 비법을 알려줬다.

▲사진= 양지웅 기자 (yangdoo@)

아직 오지호는 드라마 속 캐릭터 장규직에게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듯 했다. 자신도 모르게 장규직처럼 팀의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고, 목소리도 커진다. 최근에는 라디오 프로그램 ‘정선희의 오늘 같은 밤’에 나갔는데 정선희로부터 ‘서구적인 이장님’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만큼 오지호는 장규직의 매력에 빠져있었고 ‘직장의 신’에 몰두 했던 것이다. 오지호는 이번 드라마는 80~90점 정도로 평가했다. 장규직 캐릭터가 그를 즐겁게 만들었고, 동료배우들과 스태프들이 편안한 촬영 환경이 되도록 도왔다. 당분간 휴식기에 들어간 오지호가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특별한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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