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탈보다 소송 이슈에 주가출렁 … 투자자 “뭘 믿고 투자하나” 하소연
K씨는 올해 현대엘리베이터가 2대주주 쉰들러홀딩아게와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서 주가가 요동을 칠 때마다 가슴앓이를 해야만 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국내 증시 대표지수인 코스피200에 편입돼 있지만 지난 몇년간 분석보고서가 전무한 상태다. K씨 같은 일반투자자들은 정보를 얻을 수 없어 주가 급등락의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만 했다.
쉰들러와의 소송 관련 공시가 봇물을 이루면서 현대엘리베이터 주가가 출렁이고 있다. 이에 따른 피해를 일반투자자들이 보고 있음에도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분석보고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4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분석보고서는 지난 2010년 10월 이후 뚝 끊긴 상태다. 증권가 리서치센터는 중소형주의 경우 변동성이 워낙 크다보니 보고서에 대한 부담도 크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모두 커버할 수 없다는 이유를 댄다. 그러나 현대엘리베이터가 국내 증시 대표지수인 코스피200에 편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증시에서 외면받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애널리스들이 현대엘리베이터 분석을 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M&A, 소송 등 경영권 분쟁 등으로 주가가 영향을 받는 종목의 경우 보고서를 내는 것 자체가 부담이고, 종목 분석의 필요성을 못느낀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엘리베이터는 ‘쉰들러 소송’ 얘기만 나오면 경영권 분쟁으로 주요주주간 표 대결 양상이 벌어지면서 주가가 오른다는 기대감에 요동치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올해 들어서는 현대엘리베이터가 1109억원을 증자해 해외 설비투자 및 회사채 상환 등에 사용할 계획을 밝혔지만 쉰들러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을 비롯해 최근 항고건까지 공시가 봇물을 이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미 M&A 테마주로 묶인지 오래다”며 “앞으로도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인 현대그룹 측과 쉰들러의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아예 커버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엘리베이터는 이날 지난 2월 첫 유상증자 계획 발표 당시 규모인 1109억원보다 130억원 가량 감소한 970억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조달한 자금은 브라질 현지 공장 설립(300억원)과 상하이 공장 설비투자(200억원) 등에 사용하고 무보증공모사채 상환과 원재료 구입, 실치 및 보수 외주에 지급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쉰들러가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패한 이후 즉시 항고했기 때문에 법원의 판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유증을 통해 자금조달이 가능해졌지만 법원이 쉰들러 측의 손을 들어주게 될 경우 현대엘리베이터는 자금을 토해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투자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