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주공2단지 삼고초려 끝에 2개 컨소시엄 입찰

입력 2013-05-3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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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대우·SK' vs '코오롱·한라·두산' 2파전

올해 재건축사업 중 최대어로 꼽히는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 시공권을 놓고 수주 경쟁을 펼칠 건설사들이 결정됐다.

31일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조합에 따르면 30일 오후 6시 마감된 시공자 입찰에 현대건설·대우건설·SK건설 컨소시엄(에코사업단)과 코오롱건설·한라건설·두산건설 컨소시엄(베스트사업단) 등 2개 사업자가 입찰 제안서를 접수했다.

고덕주공2단지 재건축 사업은 대지면적 20만9306㎡ 부지에 아파트 46개동, 4103가구를 다시 짓는 1조원 규모의 초대형 재건축 프로젝트다. 이번 입찰에서 두 곳 이상의 사업주체가 시공사 선정에 참여함에 따라 조합은 오는 7월6일 조합원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최종 선정하게 된다.

이 단지는 앞서 지난해 7월과 12월 두차례 재건축을 위한 시공자 구하기에 나섰으나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유찰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후 조합이 지분제 사업방식을 도급제로 변경하는 등 입찰조건을 완화하면서 건설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도급제는 시공사가 건축공사만 책임지면 되는 방식이다. 따라서 시공사가 조합원이 소유한 대지면적에 따라 일정 비율의 아파트 면적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나머지 일반분양분과 상가·복리시설 등을 매각해 공사비를 충당하는 방식인 확정지분제에 발생할 수 있는 미분양 손실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이밖에도 조합은 독소조항으로 꼽혔던 대물변제(공사비 신축 아파트로 지급) 조항도 삭제하고 분양 책임도 원칙적으로 조합이 지기로 했다. 그동안 불허했던 건설사들의 공동도급도 허용하며 이행보증금 160억원도 전액 이행보증보험증권으로 낼 수 있도록 했다.

허명 부천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고덕주공2단지의 경우 과잉 공급 등의 문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입지가 뛰어나고 개발호재도 풍부해 사업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앞으로 사업 성공의 관건은 일반 분양가를 얼마나 합리적으로 책정하는 지 여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서울지역 12개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 시공사 선정에 나섰지만 5월말 현재 시공사를 선정한 사업장은 은평구 응암10구역 재개발 사업장이 유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대문구 홍제3구역, 강동구 성내동 미주아파트, 은평구 구산1구역 등은 세 번의 입찰을 진행했으나 시공사를 구하지 못했다. 강남 알짜 입지에 위치한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6차 재건축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는 참여한 건설사가 없어 무산되는 굴욕을 당했다.

침체 경기에 일반분양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 최근들어 건설사들의 재개발·재건축 시공 참여가 극히 저조한 편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이 돼야 사업을 할 수 있는 건데 주택경기가 어려워지다 보니 분양 시기가 늦어지고 착공도 늦어져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일반분양가 책정을 둘러싸고 건설사와 조합 간 마찰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과장은 "무엇보다 시장상황에 대한 조합과 시공사의 공감대 형성이 필요해 보인다"며 "조합의 경우 과거 호황기 가능했던 사업조건 대신 현재 시장상황에 맞는 현실적인 조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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